<창간특집2-디지털문화 대혁명>사이버중독증 앓는 n세대

H대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김관형씨(20)는 오전 9시 이동전화 벨소리에 눈을 뜬다.




『임마, 너 오늘 1교시에 강의있는 거 몰라? 빨리 튀어와.』




밤새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벌이고 5시에야 집에 돌아온 관형군은 단잠에 빠져있다가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야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든다.




헐레 벌떡 학교로 달려가 강의실로 들어서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교수님과 마주친다.




『관형, 다음 주 수업 전까지 e메일로 숙제 제출하도록 해. 그리고 내 수업 절대 늦지 말구.』




김군 또래의 소위 「N세대」는 대부분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같은 인터넷게임에 빠져 밤을 새운 경험이 한번 쯤은 있다. 당구 초보가 당구에 맛을 들이면 방 천장 벽지의 무늬가 당구대와 당구공으로 보이듯 게임에 빠진 초보게이머는 모니터를 떠나서도 상황에 따라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자신을 쉽게 발견한다.




「인터넷 게임 중독증」은 중고생의 경우 학교를 지각하거나 결석하고 심지어 수업 중간에 학교를 빠져나가 게임방으로 향하게 할 정도다.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하다.




공식적인 연구는 아직 없지만 일선교사나 학생을 중심으로 조사한 비공식적 통계에 따르면 중고생의 10% 내외가 인터넷 중독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Y대 김수연씨(21)는 이동전화가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을 만큼 이동전화에 중독(?)된 사례.




끊임없이 이동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낸다. 지하철에서도 액정화면을 들여다보며 끊임없이 손가락을 움직인다.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장소를 불문하고 게임을 하거나 채팅을 한다.




그녀는 1분에 300타의 타자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한달 이동전화 요금은 2만원이 채 안된다. 정액제 요금상품에 가입해 문자메시지는 무료로 사용하고 무선인터넷도 정해진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돈으로 이동전화요금을 충당하는 처지다보니 알뜰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집에 있을 때는 이동전화 유무선포털사이트에 들어간다.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보낼 수 있고 캐릭터를 다운로드받거나 최신 이모티콘을 수집하기도 한다. 벨소리도 한달에 한번씩 바꿔준다. 자신의 벨소리를 알아 듣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은 삼간다.




얼마 전까지는 다이얼패드 무료전화를 즐겼지만 유선전화만 이용할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 유선전화통을 붙들고 밤을 새우던 기성세대와는 다르다. 대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친구들과 동아리 홈페이지나 다음 카페에 들어가 대화를 나눈다. 문자메시지로 번개를 치면 즉석에서 대화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영상채팅도 요즘 생긴 취미. 혼자 하기보다 주로 2∼3명이 PC방에 뭉쳐 단체미팅을 즐긴다. 오프라인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확률은 열에 둘이나 셋 정도.




수업준비나 리포트작성도 인터넷에서 해결한다. 도서관에서 3시간 이상 발아프게 찾아야 모을 수 있는 자료를 1시간 서핑이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PC 바탕화면으로 알아본 당신의 성격|




PC 모니터의 바탕화면이나 북마크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윈도에 등록된 회색이나 청색의 밋밋한 배경화면에 아이콘만 줄지어 있다면 무미건조형. 이런 사람은 업무를 보기 위해서나 e메일 체크를 하는 것이 PC 앞에 앉아 있는 유일한 이유다. 들어오는 e메일은 업무에 관련된 내용이거나 스팸메일. 할 수 있는 게임이라야 고작 테트리스나 지뢰찾기 정도가 될까.




자신의 사진을 띄워놓은 사람은 십중팔구 자아도취형 공주과 내지는 왕자과. 문자채팅보다는 주로 영상채팅을 즐기고 자신의 사이트를 하나쯤은 갖고 있다. 대화방에 들어가도 남의 얘기를 경청하기 보다는 자신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싶어하고 생판 모르는 익명의 상대에게 첫사랑을 시시콜콜히 털어놓는 타입.




매주 심지어는 매일 배경화면을 바꾸는 사람은 부지런하고 호기심이 강한 스타일. 영화포스터 패러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부터 동영상 배경화면까지 두루 섭렵하며 각종 사이트를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야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추천하는 사이트는 꼭 방문한다. 마음에 드는 글은 무조건 퍼오고 C드라이브에는 내려받은 데이터가 꽉 차있다.




다음은 멋진 배경화면을 발견하면 다음카페나 인트라넷에 올려 만인이 공유하도록 하는 홍익인간형. 이러한 유형은 PC통신에서 시솝을 한번쯤은 해봤을 정도로 적극적이고 오지랖이 넓다. 대인관계가 활발한 만큼 이런 유형의 메일박스는 상당히 정돈돼 있다. 메일 계정을 2∼3개 정도 마련, 비즈니스용과 사적인 용도로 구분하는 센스도 갖춘 사람. 멋진 사이트를 방문하면 방명록을 꼭 남기는 예의도 있다.<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사이버중독 체크 리스트|




얼마전 야후코리아가 네티즌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터넷을 하루에 1회 이상 사용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99%. 1회 사용시간이 30분 이상인 사람은 전체의 75%에 이른다.




이 중 상당수는 하루라도 인터넷을 접하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당신은 혹시 사이버중독이 아닐까.




다음은 사이버중독 체크 리스트다. 각 항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점수를 매긴 후 합산한다.




◇배점표




전혀 아니다=1점, 거의 그렇지 않다=2점, 가끔 그렇다=3점, 자주 그렇다=4점, 항상 그렇다=5점




◇설문항목




1. 컴퓨터를 켜기 전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컴퓨터를 사용한다.




2. 컴퓨터 때문에 집안일이나 사무실정리 등을 게을리한다.




3. 친구나 배우자와 함께 있기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노는 것이 더 좋다.




4. 사이버 공간에서 친구를 사귄다.




5. 주위에서 온라인 이용 시간을 줄이라고 말한다.




6. 온라인 때문에 성적이 내려가거나 숙제를 못했다.(학생)




7. 온라인 때문에 일의 생산성이 떨어진 적이 있다.(직장인)




8. 꼭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메일 박스부터 확인한다.




9. 온라인에서 무엇하느냐고 물었을 때 숨긴 적이 있다.




10. 사고(思考)가 힘들어지면 사이버 공간을 생각하며 벗어난다.




11. 온라인 접속을 생각하면서 들뜬 적이 있다.




12. 인터넷이 없으면 지루하고 공허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13. 누가 옆에서 온라인 활동을 방해하면 짜증이 난다.




14. 온라인 때문에 잠을 설친 적이 있다.




15. 컴퓨터를 껐을 때 사이버 공간의 일과 현실이 혼동된 적이 있다.




16. 온라인을 하면서 「몇 분 만 더」라고 중얼댄 적이 있다.




17. 온라인 시간을 줄이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18. 하루 몇 시간 온라인을 하는지 숨긴 적이 있다.




19. 다른 사람과 밖에 나가는 것보다 온라인하는 것을 선택한다.




20. 기분이 좋지 않다가 온라인을 하면 좋아진 적이 있다.




◇결과




△20∼39점=귀하는 사이버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40∼69점=귀하는 온라인이 당신의 생활을 좌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70∼100점=귀하는 심각한 인터넷 중독자로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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