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폭락을 주도했던 반도체업체의 주가가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어디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국내 반도체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각각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외국인 매도공세로 1년 1개월여만에 20만원대가 무너졌지만 19일부터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로 돌아섰고 이날 2만2000원 상승하며 23만원까지 올라섰다. 현대전자도 이틀동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삼성전자와 함께 증시 반전을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주식을 각각 1532억원, 1023억원씩 순매수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날 미국 시장의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하며 나스닥시장의 반등세를 연출한 것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이번 반등은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설명했다.
전날(현지시각) 미국 주식시장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나 폭등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AMD의 주가도 각각 12.5%, 14.6% 급등하며 장을 주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 13일 인텔과 AMD에 대해서 두 단계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해 반도체 폭락의 빌미를 제공했던 BOA의 리차드휘팅턴 애널리스트가 일주일도 안돼 반도체주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것도 반도체 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로 연결되며 반도체주의 강한 반등을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맹영재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증시전문가들이 반도체산업에 대한 긍정적 분석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최근 반도체주 하락을 주도했던 반도체 경기정점 논쟁을 낙관론 방향으로 이끌어갔다』며 『이번 반도체주의 반등은 단순한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상승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반등이 단순한 기술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SK증권 전우종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인 재고물량의 출회가 곧 마무리 되고 다음달부터 반도체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산업의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 지연 등 최근 증시를 뒤흔들었던 악재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반도체주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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