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는 한국경제 재도약의 견인차로, 또 지식·정보 산업시대를 이끌어 갈 신산업으로 벤처산업을 지목했다. 그 결과 벤처산업은 우리 기업문화의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벤처산업은 우리기업에 스피드와 투명성, 그리고 분배의 혁명을 가져왔다. 기술개발경쟁이 분·초를 다투며 이뤄지는 풍토가 조성됐으며 경영의 과정이 공개되고 경영의 성과는 참여자 모두에게 분배되는 새로운 신경제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신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진 벤처산업육성을 외친 지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벤처지원 축소론이 정부 일각과 연구기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기존에 실패한 여러가지 산업정책에 비추어 빨리 지원을 거두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다. 때맞춰 코스닥은 끝을 짐작키 어려운 침체의 터널로 접어들었다. 벤처캐피털의 투자는 위축되고 벤처기업들은 냉·온탕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벤처산업육성은 1∼2년내에 성과를 가늠하고 결론져야 할 성질이 아니다. 벤처산업은 지식·정보 산업시대에 있어서 우리경제가 지향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국민의 정부에서 시작과 끝은 보아야 하는 정권차원의 변화의 물결이 아닌 것이다. 코스닥시장이 기존의 증권거래소보다 볼륨이 커지고 벤처기업중에서 대기업 순위 1∼2위를 다투는 성공적인 기업이 나올 때까지 우리 벤처산업은 끝없는 전진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제일 먼저 코스닥시장의 비전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코스닥시장을 증권업협회에서 독립시킨다는 정책이 그것도 장기적으로 한다는 안이 발표되자마자 시기상조라는 반대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러나 벤처산업이 21세기 우리경제의 대안이라면서, 코스닥은 거래소시장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
한국경제가 가지는 지식·정보시대의 청사진을 지금의 코스닥 운영시스템에 담는 것은 무리다. 미국의 나스닥 역시 뉴욕증시로부터 독립, 벤처와 신경제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도 아직까지 제1거래소는 증권거래소이고 코스닥은 거래소시장의 부속시장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에 양질의 투자재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적극 강구돼야 한다. 투자조합에 대한 지원은 정부의 직접지원도 아니고 침체된 투자시장을 살리는 좋은 방안이다. 여러가지 구실을 달아 정부가 직접 투자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억제되어야 하지만 간접지원으로 시장을 살리는 일을 줄여서는 안될 것이다. 변화의 본질과 방향을 정확히 읽어내고 끝까지 추구하는 벤처산업 육성정책만이 신경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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