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3-신경제>정부에 바란다-벤처기업협회 장흥순회장

현재 국내 경제상황은 고유가, 반도체 논쟁 등의 대외적 요인과 막바지에 이른 금융권 구조조정, 현대 사태 등의 대내적 요인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벤처기업들도 닷컴기업들의 수익성 부재와 자금위기, 코스닥 시장의 폭락으로 인한 자금 조달기능 마비 등으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벤처기업의 위

기를 돌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어떤 정책이나 자구책도 단기간내에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단발적인 수혈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정부와 업계는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당장 쓰러져가는 벤처기업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와 같은 단발적인 정책 외에 정부와 벤처기업은 현 상황의 원인을 찬찬히 살펴보고 좀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앞서 얘기했듯이 현재 벤처기업의 위기는 단순히 벤처기업 내부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과거 수년간 우리나라가 대기업 중심의 압축성장 모델을 지향하면서 덮어두었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하나둘씩 치유하는 과정에서 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그 여파가 아직은 기초체력이 허약한 벤처기업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

는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신경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설상가상격으로 벤처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된 느낌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고 양적으로 급팽창하게 된 것은 아직 채 2년이 되지 못했다. 특히 인터넷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년도 채 못됐다. 그런 상황에서,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과 우리 벤처기업을 수평비교하고 동일한 성과를 내놓으라고 재촉하는 것은 참으로 난감한 주문이다. 나아가 벤처기업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본질적인 가치까지 부정하려 한다면 정말로 애석한 일이다. 지금 정부가 벤처기업을 위해 역점을 두어 할 일이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지원은 아닌 것 같다.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인 토양을 만들어주는 일이 중요한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국내 벤처기업정책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럼에도 현재 벤처기업들의 상황이 이렇게 되었다는 사실은 직접적인 정책만으로 벤처기업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정부가 신경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 신경제의 중요한 성장엔진으로 벤처기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주는 것이 당장 그 효과가 눈에는 안 보이지만 훨씬 더 유효한 벤처지원책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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