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의 발달은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산업을 잉태하며 이른바 「신경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따라 기존의 패러다임에 안주하던 기득·수구세력은 「거품론」 「대마불사론」 등을 내세우며 이같은 사회현상을 한 때의 「유행」으로 폄하하고 있다.
물론 그들의 주장대로 지금의 IT기반 신경제가 1920년대와 30년대 호황을 구가하던 자동차회사나 19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의 생명공학업체들이 누렸던 「왕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변화기에는 존재하지 않던 「문화」와 「세대」의 격변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n세대, 신경제를 대변한다
어느 시대건 신세대는 그 당시의 「스펙트럼」이다.
따라서 현재의 신경제체제 하에서는 이른바 「n세대」로 지칭되는 세대가 지금의 사회를 가장 직관적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상업적으로 용도전이된 듯 싶지만 n세대(network generation)라는 용어는 미국의 사회학자 돈 탭스코트의 저서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에 처음 등장했다. X세대가 기성세대의 부정적 인식이 묻어있는 호칭이었다면 n세대는 현재 진행중인 디지털 혁명을 주도할 세대라는 점에서 이미지상 대조를 보인다.
지난해 7월 한국청소년개발원이 전국 중고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정보의식 및 생활,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의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9명(88.7%)은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알고, 10명 중 절반가량이 컴퓨터의 소유여부와 상관없이 PC통신(54.8%)과 인터넷(48.2%)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광고대행사 오리콤이 서울지역 초중고생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우리나라 초중고생들의 의식구조와 가치관」에 따르면 n세대의 대표주자인 우리 청소년들의 컴퓨터 보급률은 79.4%이고, 인터넷 이용률은 74.2%로 나타났다.
또 n세대들이 가장 갖고싶어하는 선물은 「이동전화」 「PC」 등으로 조사되는 등 n세대들은 각종 IT기기들로 중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68.5%가 부모의 컴퓨터 실력이 자신들보다 모자란다고 답해, 세대간 디지털 격차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n세대. 이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은 이전 세대의 그것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n세대는 컴퓨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답게 디지털이 「0」과 「1」로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듯 「예」 「아니오」, 「호(好)」 「불호(不好)」가 명쾌하다.
n세대는 권위주의를 배격하며 보수와 상관없이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이 보장되는 직업을 바란다. 실제로 이번 오리콤의 조사를 살펴보면 n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인간적 접촉보다 네트워크를 통한 온라인 접촉을 선호해 낯선 사람과도 거리낌없이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반면, 직접적 인간관계는 약해 협상과 타협에 서툴다.
따라서 n세대의 인터넷 중독현상이 사회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현실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부설 인터넷 중독 온라인센터( http://psyber.korea.ac.kr)의 송명준 연구원은 『이같은 문제가 학내에서도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생활을 적절히 혼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세대, 신경제에 강하다
웹 ERP ASP 전문업체인 드림홀딩스아시아( http://www.dreamholdings.com)의 유재석 사장(30)은 자타가 공인하는 n세대 최고경영책임자(CEO)다.
CEO란 「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hief 「Entertainment」 Officer라
고 강조하는 유 사장은 『카리스마로 회사를 키우던 시절은 갔다』고 잘라 말했다. 구성원간 자연스러운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간의 수직·수평적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직원들과 찜질방을 자주 간다는 유 사장은 『여직원을 포함, 전직원이 함께 티셔츠에 반바지만 입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땀을 빼면 정말 개운해진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여명의 직원 교육비로 올해에만 1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유 사장은 이같은 사실을 투자자들에게도 자신있게 얘기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19세 n세대 대학생이 월스트리트의 초호화 애널리스트들을 제치고 「족집게 주식전문가」로 대접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시애틀대 1학년인 저스틴 헨드릭스.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가 예측한대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그는 「닥터 월스트리트」라는 애칭을 갖고있다고 보도했다.
헨드릭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증권정보 사이트인 i익스체인지( http://www.iexchange.com)에 올린 투자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63개 종목을 추천, 65%의 평균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 보고서 하나가 80달러를 호가하는 이 사이트에서 헨드릭스의 1∼3달러짜리 아마추어 보고서는 5000장이나 팔려나갔다.
『신경제는 신세대가 더 잘 알죠.』
헨드릭스는 n세대 대표주자답게 특히 첨단기술주에 강하다. 그는 매일 몇시간식 인터넷을 뒤져 기업정보를 분석, 주식매입·매도를 추천하고 있다.
현재 헨드릭스는 i익스체인지에 보고서를 올리는 8000여명의 쟁쟁한 월가 전문가들 중 「톱 15인」에 꼽히고 있다.
◇n세대가 바꿔놓는 경제 패러다임
대표적 굴뚝업체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은 최근 n세대를 가리키며 『오늘날 우리가 고용하는 젊은이들은 매우 집중돼있고 열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웰치 회장은 『그들은 열심히 일하고 얻은 것을 사회 환원할 줄 알며 균형된 삶을 살고자 한다』고 칭찬했다.
이제 신경제가 탄생시킨 n세대는 더 이상 「수혜자」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변혁의 한가운데서 디지털 신경제를 이끈다.
올초 삼성그룹은 SDS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임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2월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임원 175명이 「디지털 시대의 경영자상」이라는 주제로 한 신입사원의 강의를 경청했으며, 몇몇 신입사원
들은 스타크래프트와 DDR 강사로 나서 임원들을 한수 지도(?)했다.
이는 연공서열 상명하복으로 똘똘 뭉친 한국의 기업문화 혁파에 n세대가 직접 팔을 걷고 나선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아더앤더슨은 『승진제도를 유연하게 정비하는 것이 디지털 혁명시대의 살길』이며 『유능한 직원은 근무연수에 관계없이 고속승진, 최대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라』고 권고한다.
국내 대기업 중 SK글로벌·효성 등은 최근 직급체제를 완전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닷컴 위기론에도 불구 젊고 우수한 인력들이 「.com」과 「e」가 붙는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 신경제는 이제 역류할 수 없는 새 천년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는 것이다.
<유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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