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1-대통합시대>인터뷰-벤처네트웍그룹대표 배재광

최근 한글과컴퓨터와 하늘사랑의 합병 발표가 있었다. 벤처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시장에서 이 발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인수합병(M&A)이 하반기 벤처업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인가에 대한 시험무대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간간이 화제가 됐던 사례들이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리타워테크놀러지스·바른손 같은 인수개발(A&D)이라는 새로운 파이낸싱 M&A 모델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델은 국내 벤처 M&A의 법제도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들 M&A 기법은 사실상 주식스왑을 활용하는 것으로 국내 현행법에서 불가능한데도 어떻게 가능했는지 의문이 든다.

M&A가 벤처기업들의 투자회수 전략이고 「선택」과 「집중」을 가능케 하는 시간적 에네르기이자 어려움에 처한 벤처기업의 생존전략인데도 국내 법제도적 인프라는 이같은 비즈니스 요구를 잘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인지 살펴보자.

앞서 언급된 한글과컴퓨터와 하늘사랑간의 합병은 발표와 달리 주식스왑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주식스왑에 의한 하늘사랑 인수는 현행 상법상 타회사의 주식을 자본금으로 전입하는 제도가 허용되지 않는 관계로 발표와는 달리 주식스왑이 아닌 단순 증자를 통한 신주발행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A의 절차상 단순화와 비용절감을 위해 신주 주식스왑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상법의 신주발행과 납입자본금에 대한 규정, 상업등기 관련규정 등을 개정해야 한다. 또 세금문제도 주식스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산업자원부에서 한때 개정을 검토를 했지만 현행 세법상 주식스왑은 거래행위로 봐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개정이 백지화됐다.

주식스왑의 양도세 부과여부는 정책적인 문제다. 미국의 경우 현금이 개입되지 않은 주식스왑의 경우 거래로 보지 않아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물론 부당 이익을 막기 위해 스왑된 주식을 실제로 양도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피인수업체에 대한 가치평가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 한글과컴퓨터와 하늘사랑간 주식비율은 1대1.096 정도였던 것으로 발표됐다. 이 비율이 어떻게 정해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양사의 주주들에게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기도 하다. 등록법인(상장법인)과 비등록법인이 합병할 경우 합병비율의 적정성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하는 외부평가기관의 평가를 별도로 받아야 하는데, 문제는 외부평가기관이 평가능력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펙스간의 합병때도 가치평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주식매수 청구가격은 주주와 회사가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합의가 무산되면 이사회 결의일 이전의 2달, 1달, 1주간의 거래시장 거래가격을 각각 가중산술평균해 산정된 가격의 산술평균가격으로 결정된다. M&A 발표후 주가가 떨어질 경우 매수청구권 행사에 대한 회사의 부담이 커져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

M&A를 발표하고도 많은 기업들이 장기간 독립적인 법인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절차의 복잡성과 M&A 소요일수가 100여일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증권거래법상의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불필요한 절차는 간소하게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넷기업들이 합병하거나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고객데이터를 공유하거나 활용함으로써 얻는 이익 때문이다. 닷컴기업간 합병발표시에 자주 보는 시너지 효과란 마켓시너지를 의미하고 이는 곧 회원공유로 인한 마케팅 시너지를 의미한다는 것은 이젠 상식이 됐다.

그러나 아무런 제약없이 이루어지는 고객데이터의 공유와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현행법은 여러 곳에서 언급하고 있다. 현행 법규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이용하고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할 경우에는 해당 사용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내의 경우 많은 인터넷업체들이 전략적 제휴나 M&A라는 명목으로 고객들의 정보를 공유하거나 상대기업에 제공하고 있는 현실은 엄연한 위법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거나 M&A를 할 경우 고객정보를 상대편에 제공할 수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각각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자세하게 규정을 두어야 한다.

M&A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벤처산업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실리콘밸리 등 선진 벤처국가에서 M&A는 벤처업계 상생의 돌파구 역할을 해 왔다. M&A는 벤처생태계 순환의 고리며 벤처산업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제대로 된 M&A의 법제도적 인프라를 만드는 작업에 기업인, 법조인, 정부 정책담당자 등 관련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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