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PNA 2.0 상용화 불투명

최대 10Mbps의 속도를 지원, 차세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장비로 부각됐던 홈PNA 2.0버전 장비가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장비의 급부상과 칩 제조업체의 소극적인 자세 등에 따라 상용화일정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홈PNA 2.0버전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장비가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 제품개발을 아예 포기하거나 VDSL과 연계한 구내통신 장비로만 활용키로 하는 등 전체적인 개발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홈PNA = 홈PNA(Phoneline Networking Alliance)는 본래 PC 제품간의 네트워킹 기능을 일반 전화선을 이용해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홈 네트워킹 기술이다. 해외에서 홈 네트워킹 기술로 이용되고 있는 이 기술은 국내에서는 초고속 인터넷 붐에 따라 아파트와 같은 밀집 주거지역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속 인터넷 가입자 장비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1M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1.0버전이 상용화됐으며 특히 다른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장비와 비교해 가격이 크게 저렴, 상반기에만 국내에서 40만포트가 공급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홈PNA 2.0버전은 속도를 10Mbps로 올리고 사용 거리도 300m에서 1㎞로 늘리기로 했으나 사용거리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점 = 홈PNA 2.0버전 상용화에 이상기류가 생긴 것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우선 홈PNA 신호를 집선해 인터넷망에 연결시켜주는 집중화장비에 들어가는 핵심칩 출시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6월말에 출시키로 했던 홈PNA 2.0버전의 집중화장비 칩이 9월말로 연기됐다는 통보를 미국 칩 제조회사로부터 받았다』며 『아무래도 성능을 구현하는 데 문제점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홈PNA 기술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신호간섭(크로스토크) 현상이 2.0버전에도 그대로 상존, 통신사업자들로부터도 불신을 받고 있다. 현재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크로스토크현상은 점차 ADSL, 케이블 모뎀 등 다양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장비가 홈PNA장비와 같이 사용됨에 따라 더욱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차세대 인터넷 장비로 부상하고 있는 VDSL장비의 가격이 계속 내려갈 전망이어서 가격적인 이점도 적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브로드콤사의 차세대 VDSL칩세트가 출시될 경우 VDSL의 시스템가격은 포트당 15만원에서 20만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홈PNA방식의 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최대 인터넷 속도가 T1(1.544Mbps)/E1(2.048Mbps)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홈PNA 2.0버전이 개발되더라도 효용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장비업체 움직임 = 홈PNA 2.0버전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장비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장비업체들도 개발방향을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상반기에 홈PNA 1.0버전 제품을 하나로통신 등에 대량 납품한 아비브정보통신은 VDSL제품으로 개발방향을 바꿨으며 다른 홈PNA장비 개발업체들도 VDSL장비와 연계한 구내장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홈PNA 2.0버전이 본래 목적인 홈 네트워킹 장비로는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 홈PNA 2.0버전 카드 개발은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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