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피플〉 21세기프로게임협회 김영만 회장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사장(40)은 게임업계의 「기린아」로 통한다. 이미 신화가 되어 버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성공과 명성을 한꺼번에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스타크래프트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LG소프트의 게임사업부 팀장으로 재직하던 97년말경.




『블리자드사가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내용이 방대할 뿐 아니라 배틀넷이라는 네트워크 대전 기능이 뛰어나 첫눈에 대박임을 직감했습니다. 한국내에서 30만장 정도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판권 계약을 추진했습니다.』 김 사장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98년 4월에 출시된 이 게임은 현재까지 국내 170만장, 전세계적으로 400만장이 팔렸다.




99년 1월 LG소프트로부터 분사해 자본금 1억원의 한빛소프트를 창업한 김 사장은 창업 첫해인 99년 249억원의 매출에 32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올해에는 402억원의 매출에 9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세워 놓고 있다.




특히 최근에 한빛소프트는 한국기술투자·신보창업투자·외환은행·해외창업투자 등으로부터 총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30배수로 이루어진 투자 유치를 통해 한빛소프트는 자본금이 28억6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김 사장은 창업 1년 8개월 만에 자본금 1억원의 한빛소프트를 국내 PC게임업계 넘버1의 업체로 키워 놓았다.




여기까지라면 김 사장은 스타크래프트로 운좋게 성공한 벤처기업의 CEO 이상의 기대나 대우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2월말 21세기프로게임협회(이하 프로게임협회)를 성공적으로 발족시킴으로써 게임업계의 스포츠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김 사장이 회장을 맡은 프로게임협회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을 직업으로 하는 게이머, 구단주, 게임 대회 운영사들을 망라한 단체다. 프로 야구의 예를 든다면 구단주 중심의 KBO에 선수협의회, 대회 프로모션 업체들이 한 협회의 울타리에 모여 있는 셈이다.




『몇몇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협회 설립을 추진했을 때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아직까지 제 자리를 잡지 못한 게임리그의 단체 설립 자체가 시기상조이며 게이머, 구단주, 경기 운영 업체 등 서로 이익이 다른 집단을 하나로 묶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만두라고 말렸습니다.』 하지만 김 사장은 3개월 만에 단체 설립은 물론 문화부 사단법인 인가를 장담했으며 실제로 지난 2월 29일 문화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김 회장은 협회 출범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또 하나의 폭탄 선언을 했다. 앞으로 5개월 이내에 정부가 게이머를 공인해주는 「프로게이머인증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회장의 이 계획은 지난 8월 12일 문화부가 프로게이머등록제도를 승인함으로써 결실을 맺었다. 『프로게이머 등록제도는 정부가 프로게이머를 전문 직업인으로 공인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많습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만 잘하면 바둑기사나 프로골퍼, 프로야구선수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이상 사회 여론이 더 이상 게임을 뒷골목이나 골방의 사행성 오락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 회장은 프로게이머 등록제는 『진정한 의미의 게임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이며 본격적인 e스포츠의 개화를 예고하는 서곡』으로 평가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N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e스포츠 마케팅으로서 게임리그의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다고 확신했다. 『게임대회가 일과성 단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보편적인 스포츠 문화로 자리잡는 단계까지 발전한다면 프로게임리그는 프로농구, 야구에 못지 않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협회는 앞으로 프로게이머 등록제도를 내실있게 실행하는 한편 프로게이머의 권익 보호와 지위 향상을 통해 질적 수준이 높은 게이머를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온·오프 라인을 통해 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자유로이 참여할 수 있는 공인 게임대회의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김 사장은 세계 게임대회의 시장도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각종 게임의 세계대회를 치러보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씁니다. 전세계적으로 정부가 게이머를 공인해주는 나라도 드물고 PC방이라는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나라도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만큼 게임 리그가 발전할 수 있는 여건과 토대를 갖고 있는 나라가 없다는 것. 따라서 협회가 중심이 돼 게임대회 및 심사에 대한 체계적인 표준을 만들고 게임대회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다면 우리나라가 게임리그의 종주국이 되어서 세계게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에 김 회장은 『2002년에 꼭 이루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약력>




△1960년 전북 완주 출생 △1980년 이리고등학교 졸업 △1988년 광운대학교 전자계산학과 졸업 △1988 ∼ 1998년 LG소프트 근무 △2000년 (사)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이사, 멀티미디어콘텐츠분과위원장 △2000년 (사)21세기프로게임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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