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단둥(丹東)과 북한의 신의주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자동차로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다. 이 두 국경도시를 묶어 국제적인 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 전문 개발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단둥-신의주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밸리(약칭 신의주SM밸리)」다.
신의주SM밸리가 지향하는 바는 남한 기업들이 북한의 저렴하고 우수한 정보기술(IT) 인력을 활용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 개발환경을 구축,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IT 전문단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계획의 추진주체는 남쪽에서는 하나비즈닷컴(대표 문광승)이고 북에서는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다. 이 두 추진주체를 연결하는 곳이 재미교포 박경윤씨가 회장으로 있는 다국적기업 금강산국제그룹이다. 금강산국제그룹의 지분은 북한정부 40%, 통일교재단 40%, 박경윤 20%로 구성돼 있다.
신의주SM밸리는 2단계로 나눠 추진되는데 2001년 3월까지 단둥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될 제1단계에서는 400여명이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최첨단 작업장과 30여개 기업들이 입주할 공간 및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제2단계 신의주 지역 개척을 위한 교두보 및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중국과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남북의 정치적·경제적 상황변화에 따른 역풍을 최소화,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이 작업은 지난 7월 19일 단둥에서 문을 연 「코리아남북교역센터」를 통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센터는 금강산국제그룹과 하나비즈가 50 대 50으로 투자해 설립된 독립법인이다.
코리아남북교역센터에는 북한 인력들을 당장 수용할 수 있는 200평 규모의 공간과 인터넷 전용선, 펜티엄Ⅲ급 PC 등 개발장비와 숙박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이 시설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북한인력에 대한 교육은 10월부터 시작된다. 또한 1차 교육이 완료되는 11월부터는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남한기업들이 작업물량을 발주하게 된다.
1회 교육생 규모는 초기 50∼100명에서 8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각종 시설은 남한기업의 참여확대에 따라 내년 3월까지로 점차 확대된다. 여기에 중국 정부 및 기업들과의 유기적 연계를 위해 일정규모의 중국 기술인력도 활용할 방침인데 2002년까지 최대 3000여명 이상의 인력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표1 참조
교육대상인 북한 기술인력은 평양에 소재한 조선콤퓨터센터 등이 추천하는 김일성종합대 또는 김책공대 출신들이 우선 선발된다.
중국 인력의 확보는 중국 랴오닝성 및 길림성 정부 등과 협의해 해당지역의 대학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북한 인력의 인건비는 초·중·고급별로 남한 인건비의 30% 수준에서 북한 정부와 일괄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인력은 일단 압록강철교를 통해 신의주에서 출퇴근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북한과 중국은 현재 무비자·무관세 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신의주SM밸리 제1단계사업이 단둥에서 진행되는 것은 북한이 현재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의 규제로 개발 및 교육용 486급 이상 컴퓨터 등 첨단 디지털 장비 반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OCOM 규제는 북한이 대테러지원 국가 분류에서 해제될 경우 함께 해결될 전망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추진되는 것이 제2단계사업이다. 제2단계는 신의주 인근에 최대 1000여명의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공동 작업장과 최소 100여개의 남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구축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단둥 지역을 기반시설로 초기에는 현존 건물을 이용해 시설을 구축하고 구체적인 효과가 실현됨에 따라 본격적인 투자를 개시하는 등 시장의 수요와 사업 인프라 구축여건에 비례해 점진적으로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북한과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남한 등 제3국의 인력이 단둥과 신의주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자유통행지역으로 추진하는 일도 2단계에서 추진된다.
이와 함께 신의주SM밸리를 세계적인 첨단 IT의 산실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부대관광시설 및 휴양시설 등 주변여건을 개선해 일본과 대만을 비롯, 유럽과 미주지역의 IT업체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단계사업이 완료되는 2002년 이후 신의주SM밸리는 기업·단체 및 교육·연구기관 등 산·학·연이 함께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사업화 방안을 모색하는 동북아시아 최대의 IT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신의주SM밸리에 대한 구체적인 운용방안을 보면 우선 남한기업들이 공급받게 될 북한 기술인력은 현장투입에 앞서 2∼3개월 정도 전문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교육성과와 업무 수행능력에 따라 각종 업무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등급으로 분류돼 작업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북한 인력에 대한 교육은 단둥에 전문 교육 프로그램과 교수진을 갖춘 교육센터 설치를 통해 이뤄진다. 이와 함께 국내 컴퓨터 전문 교육기관에 이들에 대한 교육훈련을 위탁하는 문제도 검토중이다.
남한 기업 등이 북한 인력을 활용하는 데에도 여러가지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직접 현지에 입주해 개발하는 방식과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개발인력과 기술수준 등 수요를 제기하면 하나비즈가 인력풀에서 해당 인원을 공급하는 방식, 그리고 특정 프로그램의 개발을 북한 인력에 직접 의뢰하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
하나비즈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대규모 공개설명회를 열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의주SM밸리추진사업자협의회(가칭)」를 구성, 이를 통해 신의주SM밸리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비즈는 또한 금강산국제그룹 및 중국기업과 함께 공동출자해 설립하는 한중합작법인 텔레컴차이나를 통해 중국정부의 원활한 지원을 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협의회는 각종 시설 건립과 관리 및 운영을 맡고 국내 전문 연구기관과 제휴를 통해 북한 기술인력의 수급과 교육을 맏게 된다.
한편 신의주SM밸리는 최근 현대그룹이 개성 인근에 추진하기로 한 서해공단 계획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예컨대 서해공단의 경우 대규모 선투자가 요구되고 투자회수가 이뤄질 때까지는 산업공단의 특성상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현대측이 밝힌 대로 서해공단이 전자·기계·섬유·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종 중심으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IT 중심의 「신의주밸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표1 단계별 기술인력 수급계획
단계=북한인력=중국인력=합계
2000년 9월=50명=10명=60명
2000년 11월=80명=30명=110명
2001년 1월=150명=50명=200명
2001년 3월=300명=100명=400명
2001년 8월=500명=150명=650명
2001년 12월=650명=150명=800명
2002년 3월=800명=200명=1000명
표2 단계별 소요자금
1단계 단둥 지역
구분=시설구축=소요자금
건물공사=연면적 1500평=8억원
비품 및 부대설비=집기 및 냉난방 설비=4억원
컴퓨터=PC 및 서버 =6억원
통신 및 보안=통신선로 및 보안장비=3억원
기타=복지시설=4억원
합계=25억원
2단계 신의주 지역
구분=시설구축=소요자금
건물공사=연면적 2500평=10억원
비품 및 부대설비=집기 및 냉난방 설비=6억원
컴퓨터=PC 및 서버 =8억원
통신 및 보안=통신선로 및 보안장비=8억원
기타=복지시설=6억원
합계=38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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