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막의 스타」가 사라지고 디지털화된 「비트의 스타」가 떠오른다.
이제는 인기가 시들해진 사이버가수나 가상스타의 출현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IT산업과 인터넷으로부터 「디지털 세례」를 받은 영상산업이 추구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최근까지 영상산업의 중심축은 최초의 콘텐츠 공급원이라 할 영화에 있었고 영화는 필름의 영상을 빛으로 투사하는 「빛의 세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혁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속에 빨려 들어간 영상산업은 이제 빛의 세계에서 물러나 디지털화된 비트의 세계로 들어서고 있다.
0과 1의 이진수를 표시하는 부호에 불과한 「비트」. 이 「비트」는 지난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로 영화를 상영한 이후 100여년간 형성된 영상산업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영상산업에 불어닥친 디지털혁명은 전통적인 필름으로 제작됐던 영화를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제작하도록 하고 있으며 영상을 필름이 아닌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있다. 또 영사기의 빛을 통해 영화를 스크린에 투사했던 극장은 대형 프로젝터를 이용해 영화를 보여주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20세기폭스는 지난 6월 SF애니메이션인 「타이탄 A.E.(After Earth)」의 시사회를 개최하면서 네트워크를 통해 영상데이터를 전송한 뒤 대형 프로젝터로 영화를 상영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미국 서부 LA에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비트화된 영상을 전송하고 미국 동부 애틀랜타의 시사회장에서는 비트에 불과한 데이터를 다시 조합해 하나의 영화로 보여준 것이다.
이는 기존 영화 유통체계를 바꿔놓은 것일 뿐만 아니라 영화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 시사회는 디지털영화의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줬다.
또 올 칸영화제에서는 디지털로 제작된 영화 「어둠속의 댄서」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국내에서는 지난 4월 개최된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디지털영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디지털영화는 단순히 영상을 필름에 저장하느냐 또는 데이터 형태로 저장하느냐의 차이에 머물지 않는다.
영화의 제작비와 배급에 따른 비용을 큰폭으로 줄일 수 있으며 고가의 촬영장비없이 디지털카메라나 디지털캠코더만으로도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별도의 변환과정없이 곧바로 DVD·인터넷VOD 등과 같은 디지털매체에 활용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영화의 대두는 기존 상업영화 자본과 필름업체·현상업체 등으로 구성된 영상산업구조의 재편과 함께 상업적 수익성과 무관한 다양한 소재를 영화로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또 디지털영화의 확산은 인터넷VOD서비스에 새로운 좌표를 제시할 전망이다.
현재 인터넷VOD는 영화·비디오로 출시된 영상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재활용하는 데 머물고 있다. 네트워크의 전송속도와 인터넷을 통한 영상물의 화질문제 등 한계점이 명백하지만 디지털영화와 결합하게 되면 극장이나 비디오대여점보다 앞선 영상 콘텐츠 유통채널로 발전할 수 있다.
인터넷VOD서비스업체들은 이미 극장개봉보다 앞선 온라인개봉이나 극장과의 동시개봉 등을 다각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극장과 동등한 수준의 영향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영상콘텐츠의 유통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온라인서비스용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시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상업영화 자본의 관심영역 밖에 있는 디지털영화에 대해 이들 인터넷VOD서비스업체들이 투자자로 나설 수 있게 해주며 디지털영화와 인터넷VOD서비스의 동반성장은 상업영화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디지털 폭풍에 휩쓸리고 있는 영상산업이 선택한 또 하나의 흐름은 바로 디지털
다기능디스크(DVD:Digital Versatile Disc)의 부각이다.
지금까지 개인이 소유하거나 관람할 수 있는 영상매체는 비디오테이프에 불과했
다. 아날로그매체인 비디오테이프는 극장영화가 제공하는 화질과 음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을 제공하지만 사적 소유나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HDTV수준의 MPEG2 표준을 사용하는 DVD는 비디오테이프가 갖는 한계를 뛰어넘는 영상매체로 극장 수준의 화질과 음질을 제공하며 동시에 홈시어터산업을 활성화하는 기폭제로도 작용할 것이다.
인터넷의 확산이 물리적인 산업기반이 없었던 닷컴기업들을 부각시켰던 것처럼 영상산업에 불어닥친 디지털혁명은 디지털화된 새로운 영상업체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강재윤기자 jy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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