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2-디지털문화 대혁명>애니메이션-디지털 만화세상 열린다

어두컴컴한 만화방 한구석에 앉아 층층이 만화책을 쌓아두고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며 만화책을 숨죽여 탐독하던 모습은 이제 기억속의 한 장면일 뿐이다.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눈비비며 일어나 TV앞에 부시시 앉던 모습 역시 곱씹을 옛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만화에도 본격적인 디지털 바람이 불면서 인쇄매체에 한정돼 있던 「카툰(출판만화)」이나 TV방영, 극장상영에만 의존하던 「애니메이션(만화영화)」이 디지털매체인 CD롬이나 DVD, 인터넷으로 그 형태를 옮겨가고 있다.

그야말로 디지털 만화세상이 된 것이다.

디지털만화사(대표 경병표 http://www.digiman.co.kr)가 최근 출간한 「밀레니엄 버그(M.BUG) 2000」은 말그대로 디지털 만화다. 기존 커트 만화에 배경음악과 내레이션, 동영상 등을 섞어 CD롬에 담았다. 화면과 함께 전개되는 내레이션과 그때그때 걸맞은 배경음악, 효과음 등이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또 재생, 정지, 자동실행 등 전반적인 기능 운영을 독자가 직접 제어할 수 있어 인터액티브의 기능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이 회사는 「밀레니엄 버그 2000」 이외에도 「조서방의 성교육」 「디지털 전래동화」 「BUG DRAGON」 등 다양한 만화를 CD롬으로 제작하고 나아가 이를 DVD 또는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인터넷으로 유명작가들의 신작만화를 볼 수 있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에이프로시스템(대표 조승진)이 이현세, 황미나, 박성우, 하승남 등 국내 유명 만화작가 30여명과 함께 지난 7월 오픈한 인터넷 창작 만화사이트 「코믹스투데이」(http://www.comicstoday.com)가 바로 그 것이다.

이 사이트는 여타 만화사이트처럼 시중에 발간된 출판만화를 스캔해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유명작가들이 네티즌들을 위해 새롭게 창작한 연재만화를 서비스하는 게 특징. 메뉴구성도 청소년만화, 순정만화, 성인만화, 플래시애니메이션, 만화정보 등으로 다양화 했고 각 코너별로 매일 40여쪽에 달하는 만화가 컬러로 제공돼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만화사이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 이 회사는 국산 창작만화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목표 아래 일본어 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영어, 중국어 사이트도 준비중이다. 최근에는 야후재팬의 오프라인 잡지에도 소개돼 일본 네티즌 회원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을 통해 만화영화의 소재를 공모하고 이를 통해 제작된 파일럿 필름을 방영하는 인터넷 만화영화극장도 생겼다.

ACC엔터테인먼트(대표 남기창)는 자사 인터넷 만화영화방송국 「애니채널」(http://www.anichannel.com)을 통해 만화영화의 소재로 쓸 수 있는 소재 및 시나리오 공모를 시작했다.

국내 기성작가 및 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공모는 일본, 미국의 만화영화 스토리 발굴 단체인 MMOSC(Manga & Movie Original Story Competition)와 함께 우수한 작품을 선정, 할리우드 메이저급 영화사와 자본을 연결해 줄 계획이다. 현재 이같은 방법으로 할리우드에서 제작중인 만화영화는 「튜너즈」 「천국의 진자기계」 「아, 프리오리」 등 모두 7, 8편에 이르고 있다.

이와 함께 ACC측은 애니채널 사이트를 통해 △기획중인 작품의 파일럿 필름 △해외 애니메이션 △성인 애니메이션 △단편 만화영화 △인터액티브 영화 등을 5개의 상설극장을 통해 상영할 계획이다. 현재 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만화영화는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한 26부작 TV시리즈 「한단고기」를 비롯 해 가상현실을 다룬 SF모험영화 「The Saver」, 성인용 비디오 애니메이션 「미야리제국」 「틱-TIC」, 아동용 「모디스」 「쾌할마녀 소피아」 등이다.

온라인 만화도시도 선보였다.

부천만화정보센터가 최근 설립한 온라인 만화도시 「카툰시티」(http://www.cartooncity.co.kr)에서는 연중무휴로 만화축제가 열린다.

각종 뉴스와 정보가 함께 모여있는 카툰시티는 만화정보타운, 만화전시타운, 만화이벤트타운, 만화산업타운 등 실제 오프라인 만화도시와 같은 개념의 사이버시티가 펼쳐진다. 만화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만화규장각에는 만화학술자료관, 만화캐릭터관, 희귀만화를 모아놓은 추억의 만화, 카툰 전시관, 아마추어 전시관

등 각종 만화자료도 비치돼 있다.

만화광을 위한 만화비평전문웹진 「고구마」도 함께 운영되는데 작가 동영상 인터뷰, 해적만화, 단편만화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신세대 만화비평가들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비평도 읽을거리다. 또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만화행사 및 이벤트에 대한 소식도 빠르게 업그레이드 돼 인터넷 만화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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