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E스포츠가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프로게임리그가 대중화되면서 게임리그가 신문과 방송의 인기 콘텐츠로 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기업에 의해 세계 게임올림픽 개최까지 추진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거침없이 장래 희망직업으로 프로게이머를 꼽고 있으며 수많은 아이들은 방과후 삼삼오오 PC방으로 향하고 있다. 오늘의 N세대에게는 PC방이 농구장만큼이나 친숙한 놀이터가 됐으며 스타크래프트·포트리스·리니지·피파·하드볼·트리플플레이와 같은 게임이 축구와 야구 못지 않은 인기 스포츠다.
이처럼 게임경기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프로게임리그다. 99년 산발적으로 개최됐던 게임대회가 2000년 들어 KIGL·PKO·KGL·KPGL과 같은 프로리그로 발전한 것이 게임대회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정규리그를 통해 프로게이머들이 대중적 스타로 부상하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피파2000·포트리스 등은 프로게이머만이 아닌 일반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 각종 언론과 인터넷방송 등이 앞다투어 스타크래프트
의 공략법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어 일반인 사이에 붐이 조성되고 있다.
프로게임리그업체인 배틀탑(대표 이강민 http://www.battletop.com)은 올초 한국
인터넷게임리그(KIGL)를 출범시키고 현재 삼성전자·하나로통신·n016·한글과컴퓨터 등 24개 구단이 참여하는 추계리그를 진행중이다. KIGL은 경인방송과 배틀탑 사이트를 통해 게임리그를 중계,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등 국내 프로게임리그를 선도하고 있다. 또 배틀탑은 지난 2월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게임리그 모델의 해외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연말까지는 일본·영국·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 내년 상반기에는 세계의 프로게이머들이 참가하는 세계인터넷게임리그(WIGL)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PKO(대표 임영주 http://www.pko.co.kr)는 지난 8월 18일 「한게임닷컴배 2000 PKO 세컨드스테이지」의 발대식을 갖고 2000년 두번째 시즌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리그는 네이버·HP·드림디스커버리·엑세스정보통신 등의 신생구단과 함께 조이포유·듀오백·n016·한게임·드래곤마린 등 30개 프로구단이 리그에 참가,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리그로 부상하고 있다. 또 PKO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올 연말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 미국내 대학생 게이머들을 연결하는 미국대학리그를 출범시킬 계획이며 한국과 미국을 연결한 한미 대학 챔피언십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에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주도로 스포츠의 올림픽과 같은 게임올림픽이 추진되고 있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배틀탑과 공동으로 게임올림픽을 추진할 법인인 ICM(대표 오유섭)을 설립했으며 오는 10월 용인에서 프레게임올림픽 성격의 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WCGC)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10월 7일부터 15일까지 용인 에버랜드에서 개최될 WCGC에는 한국을 비롯, 중국·일본·미국·영국·프랑스·독일·스웨덴·캐나다·멕시코·대만·싱가포르·호주 등 총 14개국이 참가해 스타크래프트·퀘이크·에이지오브엠파이어 등의 종목에서 열띤 경합을 펼칠 예정이며 이밖에 게임포럼·전시회·영상예술 등이 결합된 종합축제로 치러진다.
이미 ICM은 지난달 30일 정계 유명인사 43명으로 구성된 WCGC 조직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향후 국제사이버올림픽위원회로 발전시킨다는 당찬 포부를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의 게임리그 모델이 세계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난제들을 극복해야만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리그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개발, 지속적으로 리그가 유지·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꼽고 있다. 또 세계 게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비디오게임을 리그에 흡수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E스포츠의 열풍이 오락으로만 치부됐던 게임을 하나
의 레저문화로 발전시킨 데 이어 한국을 게임리그의 종주국으로 부상시킬지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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