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화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전자책(e북) 혁명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종이 발명, 인쇄물 발견에 이어 출판계 제3 혁명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전자책은 한마디로 종이책 대신에 인터넷을 통해 파일형태의 출판 콘텐츠를 내려받아 읽는 것을 말한다. 외형적으로 보면 인쇄에 의한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바뀌는 단순한 미디어의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조금만 들여다 보면 문학·문화·교육 그리고 우리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혁명적인 힘이 있음을 알게 된다.
우선 전자책에 쓰여지는 문자 자체가 디지털화된다. 기술적인 한계와 시장성 때문에 기존 문자 위주의 전자책만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자책은 문자뿐만 아니라 음성·그림·동영상 등 멀티미디어화된 텍스트를 제공해준다. 이같은 전자책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경우 종이에 문자로 쓰여진 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멀티미디어 콘텐츠로서의 전자서적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컴퓨터 기술을 이용한 양방향성 전자책의 등장이 예견되며 기존 인쇄매체에 비해 출판 및 유통이 손쉽고 저렴하기 때문에 생산자 중심의 출판문화가 소비자(독자) 중심으로 일시에 바뀌게 된다.
전자책의 보급 확대는 교육 부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휴대단말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내려받아 읽을 수 있으며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교육과 손쉽게 접목될 수 있기 때문에 칠판과 교과서 중심의 교육환경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을 힘을 갖고 있다.
한국출판협회의 한 관계자는 『전자종이를 이용한 전자책이 출시되면 우리 주변에서 종이책은 소장품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며 『500년 이상 인류의 지식과 문화발전에 기여해 온 인쇄출판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책은 기술 발전과 서비스 형태에 따라 3단계로 구분된다. 인터넷을 통해 전자책 파일을 내려받아 데스크톱이나 노트북·PDA 등에 설치된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읽는 뷰어방식이 가장 초기단계다. 여기서 좀더 발전한 것이 전용 단말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서적크기의 전용 단말기에 최대 1000권 정도의 디지털 서적을 담아 언제 어디서든지 읽을 수 있다.
마지막 3단계는 전자종이를 이용하는 방식. 전기장에 노출되면 색이 변하는 인공
지능 소재를 미디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종이처럼 얇고 유연해 접어서 들고 다닐 수 있으며 동영상까지 구현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PDA·전자책 전용 단말기 등을 이용한 뷰어방식의 전자책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e잉크·제록스·케임브리지시스템스·켄트디스플레이 등이 전자종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타임워너 등 미디어 공룡기업들이 앞다투어 전자책 시장
에 뛰어들면서 전자책 관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PC통신을 이용한 텍스트 중심의 초기 전자책 서비스가 전부였다. 그러나 올들어 관련 솔루션 및 전용 전자책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전자책의 홍보를 위해 시범서비스를 실시해 온 예스24·북토피아·에버북닷컴 등이 최근 유료 전자책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바로북닷컴·와이즈북닷컴 등 기존 서비스업체들도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전자책 서비스 및 단말기 개발업체들이 연합한 민간 컨소시엄 「e북코리아」가 지난 8월 7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전자책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던 표준문제, 저작권 문제 등이 해결될 것으로 보여 올해가 전자책 혁명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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