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1-대통합시대>유망 협력분야 , 대상지역

남북경협은 자본주의 세계시장경제체제에서 북한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시장확대에도 기여하는 남북간 공존·공영의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북한의 산업은 에너지·원자재·SOC 등의 부족과 설비 노후화 등으로 인해 경쟁력이 취약하다. 북한의 내수 시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경쟁력 있는 생산요소는 저렴한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이다.

단기적으로 북한은 남한의 내수 시장이나 중국 등 제3국 시장으로의 수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북한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남북경협의 1차 대상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생산설비를 북한 지역으로 이전·확대해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과 자원을 이용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섬유·의류·신발 등 경공업 분야와 전기·전자제품 조립 등이 그 대상이다.

실제 현재 대북사업을 추진중인 대다수 기업들은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한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위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중장기협력 유망분야로는 남한기업들의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동차·금속·기계·화학 등 중화학공업 분야가 유망 협력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노동 및 자본 집약적인 중저가의 부가가치 산업은 북한 지역으로 이전·확대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가진 수출산업으로 육성되고 남한은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조정될 수 있다.

특히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기술혁신 주역은 전자·정보통신 분야다. 지금은 전자 및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 없이는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남북경협 초기단계에서부터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는 북한이 대외협력에 가장 주력하고 있어 수용 가능성이 가장 높다.

가전제품조립·하드웨어 부품생산 및 조립·소프트웨어 공동개발 등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등 첨단기기 생산설비의 대북 이전과 기술 이전이 가능하다.

통신시설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정보 인프라 구축차원에서 북한의 유선 통신망구축 등 북한의 통신망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첨단 통신장비의 생산설비와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북 투자전략이 현실화되기 위한 기본 전제는 무엇보다 북한에서는 인력조달이 용이하고 북한의 SOC가 취약하기 때문에 대북경협의 앞길을 가로막는 물류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측의 높은 항만사용료·선박이용료 등으로 국내 기업은 비싼 물류비를 지불하고 있어 북한의 값싼 인건비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국내 기업이 북한의 값싼 인건비만 믿고 대북경협에 달려들면 비싼 물류비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적자상태에 허덕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대북진출에 앞서 대북진출지역을 선정하는 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물자조달이 용이한 항구를 끼는 해안도시와 인력조달이 용이하면서 산업기반시설이 갖춰진 지역, 고등교육기관이 밀집한 지역, 군지역 등 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역, 인접국 등 제3국과의 교류가 활발한 지역 등 5개 기준을 갖춘 곳을 대북진출의 유망지역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지역별로 5개 대상권역을 구분하고 있다. 「평양 - 남포권」 「신의주권」 「원산 - 함흥권」 「해주 - 개성권」 「나진 - 선봉권」 등이다. 그러나 「나진 - 선봉권」은 열악한 SOC산업기반과 투자유치를 위한 법규미비로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데 이미 실패했으며 다른 4개 대상권은 진출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평양 - 남포권」은 북한의 중심지역이면서 인구가 밀집된 곳으로 내부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원산 - 함흥권」은 중공업 중심이어서 남한기업이 투자하고자 하는 경공업과는 거리가 멀고 전반적으로 동해안은 선박이 정박하기 어려운 지리적 조건을 갖고 있다. 「해주 - 개성권」은 남측과 인접, 물류비용이 절약되고 남측 기술인력을 활용하는 데 용이한 이점이 있지만 군밀집 지역이라는 취약점을 갖고 있는 등 각각 유망지역으로 선정하는 데 한계성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신의주권은 가장 매력적인 진출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북진출 유망지역의 선정기준 5가지를 모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록강을 끼고 있는 신의주권은 인천에서 카페리로 20시간이 소요되면서 군밀집 지역과 거리가 멀고 특히 중국 단동과 신의주를 오가는데 10여분 거리에 있는 등 북한의 대외출입구로 비중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하나비즈닷컴과 북한 민족경제협력련합회 등이 신의주 - 압록강(위화도) - 단동을 묶어 동북아 최대 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 단지를 설립하는 신의주 밸리를 추진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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