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모멘텀 플레이에 주목하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증시에서 점차 기업실적 등에 기초한 투자보다 시장의 역동성과 정서에 근거한 투자패턴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증시의 취약성이 외국인들의 이같은 투자패턴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동원경제연구소는 7일자 분석자료에서 실적에 근거한 가치평가와 이를 기초로 투자전략을 세우는 「보텀업」 투자기법보다 시장의 역동성과 정서에 기초한 이른바 「모멘텀 플레이어」 투자패턴이 단기는 물론 장기적인 투자전략에까지 보편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미국증시의 경우 투자방향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모멘텀으로 유명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변경을 꼽았다.

연구소는 그 사례로 지난 7월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반도체업종 애널리스트 조너선 조지프가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대주」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한 뒤 반도체주가가 폭락하고 뒤이어 조지프의 입장번복으로 다시 반도체주가가 폭등했던 사례를 꼽았다.

그러나 동원경제연구소는 애널리스트의 역사가 짧고 신뢰성이 부족한 한국증시에서 이같은 모멘텀 구실을 해온 것은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매패턴, 특히 상식을 넘어서 「허를 찌르는 매매패턴」이 가장 실절직인 모멘텀 구실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례로 지난 4월 26일 현대그룹 위기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10개 이상의 현대그룹주들이 장중하한가를 기록하며 투매양상을 보일 때 전날까지 누적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오히려 이날 411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사례,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유동성 부족현상을 공개한 지난 5월 26일 주가가 42.87포인트나 하락했음에도 외국인들은 1554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사례를 꼽았다.

또 삼성전자가 연중최고치를 보였던 지난 7월 14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한 종목만 700억원 어치 이상 순매도했던 것도 이같은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들었다.

국내증시에서 게임메이커 구실을 하는 외국인들이 이같이 허를 찌르는 전략을 종종 구사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고급정보에 접근하기가 용이해서라기보다는 한국증시가 외국인들만 주목하는 천수답구조를 갖고 있고 속보성 뉴스에 너무 쉽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외국인들이 꿰뚫어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외국인투자가 및 외국계 증권사들이 이같은 모멘텀 플레이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진 만큼 한국증시의 취약점을 극복해 일방적인 모멘텀 플레이에 대처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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