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대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 김헌준(hkim714@hotmail.com)
「아니메」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을 부르는 또다른 이름이다. 단어를 줄여서 표현하기 좋아하는 일본인들 특유의 표기이긴 하지만 그 속에 함축돼 녹아 있는 의미는 단어 의미 이상이다. 「재패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미국을 통해 널리 사용되고 일본 애니메이션의 정체성이 인정되면서 점차 일본 애니메이션을 총칭하는 국제어의 위상을 갖게 된다. 이렇게 된 배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작품성향이 다른 나라의 애니메이션과는 사뭇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재패니메이션이라는 단어적 의미 속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독창성이 내재돼 있기에 새로운 신조어의 사용이 보편 타당성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코리애니메이션」이라는 신조어의 형성과 보편적 사용은 「재패니메이션」이 가지는 내적인 독특함에서 느낄 수 있듯 한국 특유의 창작력과 다른 나라와는 대별되는 구조적인 정체성이 단어에 함축돼야만 범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1960년을 전후로 국내 애니메이션은 치약 CF작품으로 포문을 열기 시작한다. 1967년 신동헌 감독의 장편애니메이션 「홍길동」을 시작으로 김청기 감독의 「로봇 태권브이」에 이르기까지 극장 애니메이션의 부흥기는 70년 말까지 지속된다. 반면 80년대들어 문화통제정책이 시행되면서 애니메이션 전반의 표현폭을 억제하고 폭력적인 애니메이션 상영이 제한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국산 애니메이션은 디즈니물이나 일본TV물에 적용된 관객들로부터 점차 외면당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88올림픽 개최 즈음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들과 방송사들은 TV시리즈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 「까치 시리즈」 「아기공룡 둘리」 「달려라 하니」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90년대 들어서면서 다시금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중흥기를 시도한다. 반면 경제상황 악화와 흥행 실패 등으로 인해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자주적·독창적 애니메이션 제작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다시 많
은 난관과 역경을 겪으면서 별다른 진전없이 현재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기대와 우려 속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시작하려 한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수많은 창작물의 제작과 의욕적인 기획작품들로 도약을 노리는 중이다. 더이상 그동안의 고질적 문제점들은 거론하지 않으려 한다.
누가 봐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OEM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력과 고급인력도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기술향상으로 경쟁력의 발목을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OEM이 만들어놓은 허울좋은 결과물에 안주할 때는 이미 지났다. 무분별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제동을 걸고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체크하면서 숨고르기를 할 때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초기 어려운 제작환경을 극복하고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왕자로 군림하기까지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재패니메이션」이라는 용어의 시작이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란 점을 상기하고 고등교육을 통한 체계적인 학문의 접근과 정부의 초지일관된 지원정책, 새롭게 부각되는 디지털 매체활용 등으로 우리 애니메이션 만들기에 최선으로 경주한다면 「코리애니메이션」의 범용은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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