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콴시」가 좌우한다

「중국 비즈니스는 무엇보다 콴시(關係)가 좌우한다.」

벤처 비즈니스의 보고로 부상하고 있는 거대 대륙 중국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의 휴먼 네트워크, 즉 「콴시」 구축을 통해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인터넷을 중심으로 벤처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중국 특유의 사회·문화적 장벽을 극복하지 못해 뜻을 이루지도 못한 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정·관·학·재계 등 중국의 주요 인사들과 「콴시」를 구축한 벤처기업들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며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무역업체인 극중인터내셔널을 운영하며 중국 정·관·언론계에 걸쳐 폭넓게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한 양춘모 사장은 최근 중국 최대 일간지인 인민일보와 51 대 49의 비율로 500만달러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아시아 허브포털 운용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다.

중소 무역업체 사장이 이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은 양 사장이 지난 94년부터 대중국 무역업을 전개하면서 인민일보의 수익사업을 총괄하는 사업발전국장과 인간적 교분을 통해 구축한 「콴시」 덕택이었다. 이를 계기로 양측은 앞으로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 협력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벤처인큐베이팅업체인 디조벤처(대표 김국환)는 최근 협력기관인 동북아기술경제연구소(소장 김병중)의 탄탄한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 오는 19일부터 5일동안 중국 신산업부와 공동으로 한국과 중국의 인터넷기업과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중 e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다. 이어 오는 10월에는 대규모 한·중 벤처투자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지난 94년 화학관련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중국쪽에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 현재 중국 33개성의 기술고문으로 활동중이며 중국의 정·관·학계에 탄탄한 콴시를 구축한 상태다. 김 소장은 『그동안은 주로 대기업의 대중국 프로젝트를 도왔으나 앞으로는 중국내 네트워크를 활용, 벤처기업의 중국진출 비즈니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진출 비즈니스 컨설팅업체인 오비스(대표 박성현)는 중국 고위층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박 사장이 지난 8년동안 쌓은 콴시를 토대로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북경에 대규모 한국 하이테크 벤처기업단지를 설립하기로 하는 「한국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비스는 최근 반도체업체 우석테크의 합작공장 설립을 성사시키는 등 대중국 비즈니스 지원업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도 구자화 미래성 사장은 북경우정국측 인사측과 친인척이 결혼, 이를 바탕으로 최근 북경우정국 소속 국영기업과 합작으로 종합물류업체를 설립하고 국내 6개 벤처기업의 중국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이나드림테크도 중국측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중국내 29개 거점을 확보하고 중국 정보서비스사업에 착수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벤처 1세대인 태일정밀이 하얼빈시와 탄탄한 콴시를 바탕으로 가장 성공적인 중국 비즈니스를 전개해왔다』며 『중국은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이 중시되는 서구식 정서와 달리 인간관계를 통한 신뢰를 중시여기는 풍토가 강해 벤처기업들이 이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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