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특허 경영 나섰다

LG전자가 그간 외국기업에 일방적으로 특허 로열티를 지불하던 수세 일변도에서 벗어나 외국기업을 상대로 특허 로열티 수익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특허경영을 표방하고 나섰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자사가 보유한 특허권을 침해한 미국과 대만의 5개 PC업체를 상대로 이의 시정과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미국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연방법원에 각각 제기하고 지난 1일자로 소장을 각 피소업체에 송달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자사의 노트북컴퓨터 관련특허를 침해한 대만 및 일본의 12개 업체와 특허협상을 진행중이지만 특허침해를 이유로 국내 컴퓨터업체가 직접 법원에 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이번에 제소한 DTK·EVEREX·QUANTEX(미국), FIC·ASUSTEK(대만) 등 5사가 LG전자가 보유한 「PCI버스(정보전달통로규격)에 적용되는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그간 고의로 협상을 기피하거나 지연시키는 등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함에 따라 수차례의 경고 과정을 거쳐 이번에 최종적으로 법적 대응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LG전자측은 덧붙였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자체 조사결과 미국·일본·대만·유럽 등지의 30여 PC제조업체들이 LG전자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동안 이들 기업에 특허기술의 무단 사용을 중지하거나 계속해서 특허기술을 사용하려면 라이선스를 낼 것을 요구하는 등 특허권 협상을 전개해 왔다.

LG전자는 현재 컴퓨터의 구조 및 운영과 관련해 세계 각국에 2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인텔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특허권 사용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계약서에는 양사가 특허를 공동으로 사용하되 인텔이 LG전자에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LG전자는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승소할 경우 나머지 컴퓨터업체들도 LG전자에 특허 사용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 매년 수억달러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컴퓨터 관련특허 외에도 디지털TV 핵심칩(VSB)·MPEG7(멀티미디어 동영상기술)·DVD기술·네트워킹 기술 등 핵심 디지털 기술을 대거 확보해 놓고 있어 향후 특허 로열티 수입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함수영 특허담당 상무는 『차별적인 특허권은 단순히 특허 로열티 수입뿐 아니라 선진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나 사업전개에도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공격적인 특허경영을 통해 경영상의 이익은 물론 세계적인 기술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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