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바뀌는 인터넷무역>상

인터넷무역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종합상사를 비롯해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무역유관기관 등이 주축이 돼 급증하던 인터넷무역 관련사이트 개설·운영 바람은 올 하반기들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종합상사는 인터넷무역을 통해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자 관련업무를 전문업체에 이관하거나 사업 자체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및 무역유관기관 역시 사이트 개설후 「개점휴업」 상태를 보이면서 이렇다 할 활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한해 1436억달러 어치를 수출, 239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며 세계

12위의 교역규모를 자랑하는 무역대국 「코리아」. 수출만이 살 길인 한국의 인터넷무역 현주소와 발전방향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종합상사의 철수

지금까지 국내 인터넷무역의 가장 큰 운영주체 중 하나는 종합상사였다. 하지만 닷컴 위기론을 계기로 인터넷사업에 있어 수익성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종합상사의 인터넷무역 움직임은 크게 둔화되고 있다.

한때 「전체 수출물량의 20%를 인터넷을 통해 이뤄내겠다」던 삼성물산은 지난 5월 인터넷무역 프로젝트 「파인드코리아」의 주요 협력기관인 한국무역협회와의 협업 관계를 청산했다.

최근에는 파인드코리아팀 분사를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올해안에 분사건을 마무리한다는 방침 아래 인터넷무역 관련사업 정리에 부산하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말 서울시 등 지자체와 함께 추진했던 중소업체 인터넷수출지원사업을 최근 중단하고 해당업무를 당시 제휴사인 인터넷트레이딩에 이관했다. 현대종합상사는 현재 인터넷무역 관련사업에서 모두 철수한 상태다.

LG상사와 SK글로벌 역시 인터넷무역과 관련해 지난해와 같이 발빠른 움직임은 없다. 다만 트레이드카드 등 인터넷무역 관련 결제솔루션 제공업체로의 변화를 모색중이다.

이들 회사는 최근 자본금 100만달러 규모로 트레이드카드코리아를 설립하고 각각 16%씩의 지분참여를 마쳤다.

(주)대우도 지난해 국내 3000여개 수출협력업체와 6000여개 품목의 인터넷 상거래를 전담하는 「트레이드윈도우」(http://www.tradewindow.co.kr)를 개설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 바 있다. 하지만 대우사태 이후 괄목할 만한 활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접수되는 인콰이어리(거래제의)에 대한 신뢰 저하가 종합상사 인터넷무역 철수의 가장 큰 이유』라며 『중개알선 기능이 전부인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인터넷무역의 뚜렷한 수익모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호황기를 틈타 주가부양 차원에서 별다른 준비없이 인터넷무역에 뛰어든 상사들이 많았다』며 『종합상사의 「치고빠지기식」 인터넷사업전략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중앙정부·지자체의 뒷심부족

IMF를 기점으로 범정부 차원의 수출촉진 정책에 따라 시작된 인터넷무역은 특히 지자체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바람을 타고 크게 확산된 바 있다.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 인터넷무역 사이트는 예산과 인력 등의 문제로 개설후 별다른 후속 운영안이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인터넷무역 서비스를 실시한 부산시가 최근 관련사업을 민간업체에 완전 이관한 것도 결국 예산부족에서 기인했다.

중앙정부 차원서 이뤄지는 인터넷무역사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가장 활발히

진행되던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코리안 마켓플레이스」 역시 현재까지 내년도 예산책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산업자원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축이 돼 지난해부터 운영중인 「실크로드21」(http://www.silkroad21.com)은 시행 초기부터 5개년으로 계획돼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 책정된 사업비 역시 지난해 예산에 비해 턱없이 깍인 상태다.

이밖에 무역협회 등 무역유관기관의 인터넷무역 관련사업 축소·폐지 움직임도 뚜렷하다. 최근 무역협회는 협회내 인터넷무역사업인 「EC21」(http://www.ec21.net)을 분사시킨 데 이어 무역협회 자회사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산하 「EC플라자」도 분사해 현재 국내 무역관련 기관내 인터넷무역사업은 사실상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유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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