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면 기업을 키우는 데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지원했지만 주변의 정보 이외에는 이렇다 할 지원을 받은 게 없습니다. 심하게는 창업보육센터를 임대사업자로 표현하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K벤처업체 사장이 창업보육센터를 보는 시각이다.
실제 연구단지 출연연 창업보육센터의 대표적인 기관인 KAIST 신기술창업지원단의 경우 고작 12명뿐인 직원이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정직원은 6명뿐이고 나머지는 계약직이다.
신기단은 기술집약적 신생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을 선별·입주시켜 기술, 경영, 정보, 시설지원, 관련기관과의 네트워킹 구축 등 제반 지원을 통해 기술경쟁력 향상과 신기술 창업을 지원한다는 취지아래 설립됐지만 여전히 역할은 본원적인 기능인 장소제공 이외의 종합지원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보육환경은 워크스테이션실, PC장비, 빔프로젝터, 스캐너, OHP 등을 갖추고 공동부대시설로는 회의실, 세미나실, 자문·상담실, 공동전산장비실 등을 갖추고 있어 다소 우수한 편이나 벤처들이 시설에 대해 느끼는 불만은 여전하다.
신기단 관계자는 『출연연 5개 창업보육센터와 협력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 경험부족으로 가닥을 못잡기도 한다』며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점차 벤처 성장과 함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94년 설립된 신기단은 96년 10개 업체 입주를 시작으로 현재 130여개사를 보육하고 있으며 예산도 2억원에서 120여억원으로 확대했지만 관리인원 증가는 4명에서 12명으로 3배밖에 늘지 않았다. 그만큼 현재 신기단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바로 인력충원이다.
역할은 갈수록 커지는데 인력은 항상 제자리여서 매일 야간작업을 해야 하루 일과가 가까스로 마무리될 정도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그러다보니 벤처창업을 위한 종합정보지원 사업으로 자금 및 특허관련 실무사례 정보구축과 기술 및 시장정보 DB구축 등의 사업을 아이템으로 잡아놓긴 했으나 대부분 위탁사업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연구단지내 이용 가능한 연구기자재 DB구축사업은 연구소의 비협조도 있지만 아예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다.
계획만 세워놓고 실행하지 못하는 사업은 이외에도 또 있다. 경영·교육프로그램의 개발 및 제공, 해외 선진 창업지원 프로그램 연구 및 개발, 보육센터 경영지원을 위한 보육사업의 모델링화, 개별 보육센터의 지도 및 지원을 통한 네트워크 연계 등이 그것.
이에 따라 연구단지 창업보육센터내 업체지원을 위해 산자부나 과기부, 정통부, 중기청 등이 사업지원을 개별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일률적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관리할 벤처센터로의 확대개편론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차제에 신기단의 역할을 확대개편하고 대덕관리본부 등과 공동으로 벤처센터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지난 5월 개관한 생명공학연구소내 바이오벤처센터(BVC)는 국가적 차원의 생물산업 벤처창업 지원기능과 생물시험공장 운영 및 시설지원, 생명공학 분야 중소기업 지원정책 수립 및 육성지원, 생명공학 연구결과의 산업계 연계 및 기술이전 활성화, 시설·인력·장비 등을 개방해 중소기업 및 산업계 활용지원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역시 제역할을 하기에는 시설에 비해 인력이나 장비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투자로 건물은 번듯하게 지어 놓았지만 내부 시설이나 장비 등을 보면 갈 길이 아주 멀어요. 적절한 예산과 노하우 등이 종합지원되지 않는다면 임대사업밖에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생명공학연구소 관계자의 BVC에 대한 평가다. 애초 BVC는 창업희망자에게 창업지원 홍보를 해주고 창업·경영 전문가·벤처캐피털 등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원스톱 서비스라는 종합지원체제 구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했다.
그러나 기술자문은 어느 정도 될지 몰라도 법률이나 경영자문 등의 지원 틀은 아직까지 갖추고 못한 실정이다.
또 BVC내 입주벤처 입장에서는 자질구레한 실험장비 한점이 아쉬운 입장이다. 생명연의 공동이용 장비는 이달말까지 500리터 발효조, 원심막 분리기, 등저온진탕 배양기 6세트, 저온 배양기, 연속멸균기 등 13종을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드는 비용 총 6억원은 산업자원부로부터 지원받을 예정으로 있다. 또 생물시험공장에 갖출 2.5톤 규모의 연속원심 분리기, 동결건조기, 필터 프레스, 진공증발농축기 등 4종의 장비를 구입하는 데 4억5000만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입주기업의 예비창업 단계부터 필요한 경영지원과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입주기업의 벤처기업화 및 창업성공률을 최대화하기 위해 기획한 인큐베이터 매니저 시스템은 계획중일 뿐 시행시기는 미정이다.
특히 자금지원의 경우 바이오 엔젤클럽 생명연-UTC벤처가 결성돼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금해 투자에 들어갔으나 일반 국민은 여전히 소외된 상태에 놓여있다.
사정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
표준연과 기계연, 원자력연의 창업보육센터 기능도 포괄적이지 못한 임대 정도의 제한적인 역할에 치중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담당자는 있지만 벤처지원 업무만 아닌 다른 업무마저 함께 하는 곁다리식 업무처리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실질적인 경영이나 법률 등의 자문을 해주기보다는 단순한 행정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이런 모습의 창업보육센터 이면은 정부 예산지원의 한계나 정책적인 혼선과 편중 등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원자력연 창업보육센터 관계자는 『업체들이 스스로 움직여 밸리조성을 추진하고 포스트TBI 건립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원자력밸리건만 해도 큰 밑그림은 그려져 있으나 예산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팀>
경제 많이 본 뉴스
-
1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2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기 지정
-
3
최상목 권한대행 부처별 긴급지시…“군, 북한 오판 없게 경계 강화”
-
4
빗썸, 휴면 자산 4435억원 반환 나선다
-
5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6
최상목 “韓 권한대행 탄핵소추 국정에 심각한 타격…재고 호소”
-
7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8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9
녹색채권 5兆 돌파…“전기차·폐배터리 등 투자”
-
10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사업자대출 다각화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