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단테(천천히)는 안돼, 오직 프레스토(매우 빠르게)로….』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계에 던져진 화두다. 무선 인터넷단말기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N세대는 2세대 음성통화 단말기를 한물간 제품으로 취급한다. 굳이 N세대가 아니더라도 이동전화와 PC(인터넷)간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진다.
이미 에릭슨과 폰닷컴이 주도하는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마이크
로소프트의 ME(Mobile Explorer) 같은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들은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제품 안으로 들어와 있다.
아예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LG정보통신은 에릭슨과 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포괄적인 제휴를 체결했다. 중견업체들도 모든 종류의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
를 속속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무선 인터넷단말기 개발환경을 마련한 제조업체들은 2.5세대 이동전화규격인 IS95C를 만족하는 단말기 개발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현재 장비업체들은 IS95C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미국 퀄컴의 핵심 모뎀칩(MSM5000) 공급시점을 예의 주시하며 144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단말기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동전화서비스사업자들의 IS95C 도입도 오는 10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최근 삼성전자·현대전자와 2700억원 상당의 IS95C 장비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10월 시범서비스, 12월 상용서비스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루슨트테크놀로지스로부터 5800억원 상당의 IS95C 장비를 도입했으며, LG텔레콤도 망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발주를 마치고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따라서 IS95C용 단말기는 2세대 음성통화 전용 단말기를 시장에서 밀어낼 전위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체들로서는 2, 3년 안에 상용화될 3세대(IMT2000) 단말기를 개발하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3세대 단말기는 단순히 영상·음성·데이터 통합형 단말기가 아니라 「이동전화이자 PC인」 제품이다. 데이터 전송속도도 2Mbps(이동시 384Kbps)로 치솟는다.
그런데 「꿈의 통신수단」을 소비자들의 손 안에 쥐어주려면 컴퓨터·통신·TV기술을 융합해야 하는, 그것도 제품크기를 0.1㎡ 내로 끌어들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3세대 이동통신 구현을 위해 기존 이동통신망을 진화시키거나 새로운 망을 도입하는 비용도 가히 천문학적이다.
결국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당연히 2.5 및 3세대 단말기 개발에 나서되 기술과 비용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감수해야 하며 실패하면 곧 도산』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용어 =IS95C는 지난 93년 7월 미국 전기통신협회(TIA)가 표준화한 코드분할다
중접속(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서비스 규격. IS95A(14.4Kbps), IS95B(57.6Kbps)를 거쳐 IS95C(144Kbps)로 진화하고 있으며 향후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cdma2000)으로 발전될 전망이다.<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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