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기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벤처업계를 끌어안기 위해 경쟁적으로 구애에 나섰다.
이는 21세기 신경제 패러다임에 신속히 적응,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방안으로 벤처산업과의 연대 가능성을 인정하고 급속하게 변화하는 e비즈니스 경제환경에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경련의 벤처기업 손잡기는 협의기구 구성, 기술중개, 투자알선, 교육, 세미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특히 부설기관인 국제산업협력재단(이사장 손병두)을 벤처업계를 끌어안는 최전방 협력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국제산업협력재단은 지난해 12월 「한국벤처거래소(http://www.hiven.com)」를 개소,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간 교류의 토대를 마련한 데 이어 최근 두 경제주체와 관련단체를 포괄하는 「한국벤처네트워크협의회(가칭)」를 설립하기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재단은 오는 9월 중순께 전경련 회원사들과 벤처기업협회·벤처캐피털협회 등 벤처 관련협회는 물론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컨설팅업계를 망라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벤처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협의회가 구성되면 해외투자 유치와 나스닥 상장 지원 등 국제화사업, 벤처업계 의견수렴 및 대정부 건의 등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방위사업에 나설 것이라는 게 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위해 금융·기술·투자·제도개선·인력·국제협력 등 분과위원회를 설치, 정기 세미나와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전경련은 벤처 최고경영책임자(CEO)들의 모임인 「하이벤 경영자클럽」과 「100대 유망 중소·벤처기업 종합지원사업」 「벤처기업 교육센터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벤처기업 경영애로 실태조사를 실시, 조정기 벤처기업의 고충을 대변하기도 했다.
기협중앙회도 지난 5월 벤처 관계자와 학계, 유관기관 등의 인사들로 「벤처기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벤처업계의 의견수렴과 정책개발, 정보교류사업 등을 진행중이다. 특히 중앙회는 소위 「굴뚝산업」으로 불려온 전통 중소 제조업체를 e비즈니스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벤처기업과 연계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기협중앙회는 더욱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협력토대를 구축,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지난 22일 벤처기업협회와 업무협정을 체결하고 조사연구·세미나·교육사업 등의 공동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매달 벤처기업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벤처지원포럼」과 설명회를 개최, 의견수렴을 통한 대정부 건의 및 정보교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벤처업계를 끌어안기 위한 전경련과 기협중앙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경제회복과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전통적 관점에서 단순히 재계에서의 입지확보를 위한 그림 그리기에 치중, 벤처업계를 활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급속하게 변화하는 신경제에서 대기업 및 중소 제조기업과 벤처기업간 연대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도 『양측의 이런 교류가 진정한 윈윈효과로 이어지기 위해 서로의 입장과 장점의 실체를 인정하는 실질적인 파트너십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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