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 브라우저상에서 키워드 하나로 원하는 사이트로 직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키워드형 도메인서비스를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관련업계는 이를 두고 MS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시장을 독점하려는 야욕을 또 한번 드러낸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일개 기업이 벌이는 일을 두고 웬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만 상황은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우선은 서비스의 수단이 될 IE가 전세계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반발은 나름대로 이유가 없지 않아 보인다.
키워드형 도메인서비스란 인터넷 사용자가 브라우저의 주소(URL)창에 특정기업의 브랜드나 상품명 등의 상징어(키워드)를 쳐 넣으면 곧바로 해당 사이트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때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은 리얼네임스닷컴의 서버에 자사의 키워드를 사전에 등록시켜 놓아야 하는데 리얼네임스닷컴은 이 과정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내달 IE와 포털사이트 MSN 그리고 이 분야 전문기업인 리얼네임스닷컴의 도메인 서버를 연동해 국내에서 한글 키워드 도메인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MS는 현재 이 서비스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해리얼네임스닷컴의 지분 20%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방식은 이미 국내에서도 한글 도메인서비스라 하여 일부 기업들이 벤처 비즈니스 차원에서 도입하고 있는데, 특히 알파벳 도메인에 익숙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일반사용자나 중장년층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일반기업들 역시 외우기 어려운 알파벳 기반의 계층적 도메인보다는 대중에게 친숙한 자사의 상품이나 브랜드명을 통해 사이트를 알리는 것이 마케팅 전략상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의 세계화와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본다면 이같은 서비스는 그 유용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바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경향에 따라 전세계 키워드형 도메인서비스 시장은 앞으로 천문학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에 별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MS의 서비스 계획은 국내에서 한글 도메인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계획중인 일부 전문기업들로부터 큰 반발에 직면해 있다. 전문기업들은 MS의 이번 계획이 윈도95/98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IE를 끼워팔다 미국법원으로부터 기업분할명령을 받은 것과 같은 비합법적 독점전략에 비롯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MS가 서비스를 강행할 경우 자신들이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데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MS의 이번 서비스계획이 인터넷 이용의 확대 및 고도화 차원에서 본다면 사용자의 편의도모나 업계 발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시장독점적 차원에서 본다면 이번 계획은 관련업계의 반발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 폐해가 예상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원만하게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은 MS가 미국 안팎에서 도덕적 비난이나 법적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MS 역시 현지국가의 전문기업들 도움 없이는 원활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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