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플레이어가 일본 열도를 강타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올들어 세계시장 석권전략의 일환으로 DVD플레이어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 본토를 직접 공략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월초부터 자가브랜드로 일본시장에 진출한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야마다전기·베스트전기·요도바시 등 일본내 유명 가전 양판체인점을 통해 8월 현재 모두 5만여대의 판매실적을 거둬 일본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LG전자의 DVD플레이어(모델명 DVP-HI1)가 이처럼 일본내에서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심플한 기능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 콘셉트가 일본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다음달부터는 디자인과 기능을 더욱 강화한 신제품(모델명 DVP-HI2)을 추가로 투입하고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해 연말까지 10만대를 수출, 올해 70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일본 전체 수요의 14%를 점유할 계획이다.
지난 6월부터 삼성재팬을 통해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이달초 일본 전역에 1000여개의 대형 렌털체인망을 보유한 쯔다야에 3000대를 첫 납품하는 성과를 올린 데 이어 고지마·조신 등 일본내 주요 대형 유통거래처를 중심으로 판로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일본에 공급하는 제품은 「DVD-518J」와 「DVD-618J」 등 2개 모델로 품질 및 기능이 우수한 데다 가격경쟁력을 갖춰 일본 소비자로부터 기대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가을부터 모델수를 늘려 일본 전체 수요의 10% 이상을 점유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일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선 소니·파나소닉·도시바 등 세계 3대 DVD플레이어 업체가 포진하고 있는 일본에서 직접 경쟁해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성공적인 일본 진출에 힘입어 대우전자·해태전자·태광산업·아남전자 등 다른 국내 업체들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일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일본 열도에 국산 DVD플레이어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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