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기 IMT2000, 로열티도 걸림돌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기술표준 우열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장비업체군에서 「비동기식 IMT2000의 고액 로열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로열티 문제는 정부와 서비스사업자·장비업체간 기술표준 논쟁의 중심점에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23일 『비동기식 IMT2000 도입에 따른 장비제조업체들의 원천 로열티 부담은 최소 10% 이상, 평균 15∼18%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기식의 경우에는 미국 퀄컴이 5% 내외의 로열티를 국가와 업체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하게 적용하기 때문에 같은 출발선에 서 있지만 비동기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약 30개사의 특허청구가 예상돼 국내기업으로는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정보통신 담당임원도 『시장여건상 비동기식이 동기식보다 우월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최대 2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동기 진영의 로열티를 감안하면 동기식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노키아·에릭슨·모토로라가 시장을 주도하는 비동기식 2세대 이동통신인 유럽형 이동전화(GSM) 단말기에 대한 로열티 청구도 업체별로 8∼10%에 달하고 있어 국내 장비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상태다.

따라서 한국에서 비동기식 IMT2000이 상용화돼 관련 시스템과 단말기 공급량이 늘어나면 외국업체들이 고율의 로열티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지쯔 21건, NTT도코모 16건, NEC 13건, 히타치 12건 등 비동기 IMT2000 유효특허를 대거 보유한 일본 업체들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보유특허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국제경쟁력 약화가 자명하다는 게 장비업체들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업체들은 비동기 IMT2000분야에서 특허교환(크로스라이선싱)과 같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지만 국내 업체들로서는 모든 로열티를 고스란히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를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측은 『장비 관련 로열티 부담이 없는 국내 사업주자들이 비동기를 고수함으로써 이동통신 시스템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형국』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