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MT2000 해체키로

통신사업 대기업 독점에 반대하며 중소기업 중심의 IMT2000 사업권 획득에 도전했던 한국IMT2000(추진위원장 김성현)이 백기 투항했다.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회원사 중심으로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준비하던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22일 추진위원회를 열어 오는 9월 30일자로 컨소시엄을 해체키로 했다.

한국IMT2000은 한국통신, SK, LG그룹이 자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571개 회원사와 3만5934세대의 국민주주를 분할, 수용해줄 경우 오는 9월 30일을 기해 해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 두원수 대변인(하나로통신 홍보실장)은 『허가심사기준 발표 이후 컨소시엄에 참여중인 정보통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회원사 빼가기 작전이 계속됐다』며 『경쟁사업자간 불필요한 소모전이 지속될 경우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 과당경쟁에 따른 국력 낭비가 우려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오는 9월 말까지 한국통신, SK, LG 등과 협상을 통해 자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회원사와 예비국민주주 수용을 관철시킬 방침이다.

한국IMT2000은 그간 대기업의 통신사업 독점에 반발하며 중소기업, 국민 중심의 사업권 도전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해왔다. 특히 지난 7월 PICCA 중심의 추진위원회가 결성되면서 대기업 중심의 통신사업 독점에 강력 반발해왔다.

한국IMT2000의 해체 결정으로 국내 IMT2000 사업권 향방은 한국통신, SK, LG그룹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따라 향후 IMT2000서비스의 중요관심사는 사업권 참여업체의 기술표준 방식 결정만 남게 됐다.

한국IMT2000 해체는 정보통신 중소기업의 독자적인 통신사업권 획득에 대한 포기인 동시에 대기업 중심의 컨소시엄 구성으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기존 참여 기업 및 국민주주 수용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100만 세대를 목표로 예비 국민주 모집을 계속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사업권 도전을 포기한 이상 잔류파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이같은 결정으로 인해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정보통신 중소기업, 예비 국민주주로부터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와 함께 그간 대기업의 통신사업 독점을 비난했던 PICCA,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등 컨소시엄 참여업체 등이 투항함에 따라 참신했던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업계에서는 한국IMT2000의 정체성과 사업권 획득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최근에는 계속되는 컨소시엄 참여 중소기업의 이탈에 따라 컨소시엄 유지가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국IMT2000컨소시엄 김성현 추진위원장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기존 3개 컨소시엄에서 두가지 요구를 선결해 줄 경우 오는 2002년으로 예정된 IMT2000서비스가 성공적으로 개시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온세통신 및 하나로통신, 서울이동통신, 아남텔레콤 등 15개 기간통신사업자와 PICCA소속 222개 유망 벤처기업, 정보통신관련 329개 중소기업 등 571개 회원사와 3만5934세대의 일반국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그랜드컨소시엄으로 결성된 바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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