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위한 정보기술(IT)솔루션 비용이 턱없이 비싸 사업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22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유명 외국솔루션 기업이 참여해 발족한 대규모 e마켓플레이스 컨소시엄의 경우 솔루션 비용이 자본금의 절반에 이르는 700만달러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기업들의 컨소시엄인 MRO 관련 한 e마켓플레이스 사업자도 솔루션 공급업체가 초기 자본금의 절반이 넘는 100억원을 요구해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드는 IT 비용은 평균 1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솔루션 비용이 이렇게 많이 드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구매비용이 단순한 라이선스 비용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솔루션사업자들은 소프트웨어 제공 대가로 「라이선스비」 「컨설팅비」 「유지보수비」 「트랜잭션비」 등 네가지를 포함해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를 추진중인 업체의 한 관계자는 『종전에는 유지보수 비용이 공짜인 경우가 허다했는데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유지보수 비용이 유료인 것은 물론 솔루션의 현지화 작업이 필수이기 때문에 컨설팅 비용까지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한데 트랜잭션비까지 요구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우수한 제품이라고는 하지만 경쟁할 만한 국산 솔루션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실정』이라고 고백했다.
사이버 물류사업을 추진중인 대기업 관계자도 『물류 솔루션 분야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D사도 엄밀히 말하면 개별기업의 물류자동화에 적용된 사례가 있을 뿐 e마켓플레이스에 적용된 사례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자들은 모두 이 사업자와 협력을 맺으려고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솔루션 공급자들은 현재의 솔루션 가격이 결코 터무니없이 책정된 것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e마켓플레이스 관련 솔루션 공급사업자는 아리바·커머스원·i2테크놀로지·오라클 등. 이들 사업자는 사용자들의 이런 불만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솔루션을 구입해도 어차피 시스템구축(SI) 비용이 들기 때문에 컨설팅비용은 정당하고, 유지보수 비용 또한 유료가 맞다는 주장이다. 트랜잭션 비용에 대해서도 『마켓플레이스에서는 거래가 핵심인 만큼 이에 대해 비용을 책정하는 것도 정당하다』는 답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광산 붐이 일었을 때 곡괭이 장수와 청바지 장수가 돈벌었다는 말이 실감난다』며 『전자상거래(EC) 시장의 지속 성장을 고려해도 국산솔루션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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