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가입자 가운데 4분의 1이 내년부터는 일부지역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보도다.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두 회사의 기존 기지국을 비롯한 망·시스템 등을 통합해 사용하기로 했으나 그 과정에서 신세기통신 가입자가 이동전화 단말기의 소프트웨어를 교체하지 않을 경우 전화통화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통신에 인수된 한솔엠닷컴(한통엠닷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만약 한통엠닷컴과 신세기통신 등 두 회사의 700만 이동전화가입자들이 올해 말까지 단말기의 소프트웨어를 교체하지 않으면 일부지역에서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없는 사상 초유의 「통화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심히 염려스럽다.
이같은 사태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 등이 신세기통신이나 한솔엠닷컴을 인수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회사는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MT2000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각각 이동전화사업자를 인수했으니, 피인수된 기업의 이동전화가입자에 대한 서비스에는 최소한 종전보다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SK텔레콤과 한국통신프리텔은 기업인수에 따른 그랜드 로밍 등을 통해 통화품질을 높여 서비스 가입자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것을 통해 장기적으로 원가절감을 유도, 가입자들에게 사용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도 만들 수 있겠다.
그렇다고 해도 올해 말로 예정된 그랜드 로밍이 실시될 경우 이동전화가입자가 통화가 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될 일이다. 오늘날 이동전화는 종전처럼 단순한 통화기능은 물론 전자상거래 등 주요한 사업수단으로 쓰이는 점을 감안하면 일시라도 통화단절 현상이 있어서는 적지 않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의 2세대 이동전화는 3세대라 할 수 있는 IMT2000으로 본격 대체되기까지 앞으로 수년이 걸리고 그동안은 현재의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통화서비스에 일시적으로라도 차질이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따라서 이동전화가입자들은 이번에 망 연동작업을 실시하면서 먼저 기지국과 망·시스템을 공유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점에 대해 사전에 철저히 테스트를 실시해야 하겠다.
그리고 단말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서는 「통화대란」을 막을 수 없다면 그것을 실기하기 전에 충분히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동전화단말기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는 그 대상 단말기가 엄청나게 많고 또 그에 따른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 비용을 이동전화사업자나 소비자 등 어느 측에서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동전화사업자와 소비자가 분담해야 하는 것인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망 연동에 따라 이같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인 만큼 최소한 망 연동에 따른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에게 사전에 충분히 알려야 하고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어떤 경우라도 통화대란이 일어나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데이터 시대의 전략적 선택, 엣지 AI
-
2
[ET시론] 2025년을 준비하는 로봇 산업
-
3
[ET톡] 경계해야 할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
-
4
[ET대학포럼] 〈202〉저성장 한국 제조업, 홍익인간에서 길을 찾다
-
5
[사설]국회 '반도체 특별법' 논의 속도 내야
-
6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65〉일자리 문제는 시간 싸움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1〉CES 2025가 보여 줄 'AI 비즈니스 혁신' 3가지
-
8
[GEF 스타트업 이야기] 〈54〉한 없이 절망 했고, 한 없이 기뻤다
-
9
[인사] 신한카드
-
10
[사설] 트럼프 2기 산업 대비책 힘 모아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