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장비업종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 때맞춰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장비업종이 다시 테마를 형성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17일 대우증권과 LG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반도체 경기에 대한 논쟁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반도체와 LCD업체의 설비투자 증가와 반도체 장비업체의 매출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집중된다는 점 등을 들어 반도체 장비업종이 하반기 테마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장비업종의 테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로는 △실적호전과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실적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고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가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장비주들 대부분이 중소형주라는 점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국내 증시도 이와 연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코스닥에 등록된 12월 결산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 17개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6.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8.5%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코스닥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 활발한 자금조달로 금융수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55.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국은 세계 D램 시장 1·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그리고 세계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점유율 1·2위 회사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메모리와 LCD 강국으로 떠올랐다.
따라서 반도체 및 TFT LCD용 장비·재료·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실적개선 추세는 업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2002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케이씨텍, 아토, 원익 등 국산화 비중이 높은 서브장비 전문생산업체들은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반도체 부문 설비투자의 수혜를 받을 수 있어서 긍정적 요인이 많은 것으로 전망됐다. 또 미래산업, 디아이, 평창하이테크 등 검사정비업체들은 반도체 경기에 후행하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상반기 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성엔지니어링과 피에스케이테크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요구되는 기술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영업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원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종목별로는 미래산업, 케이씨텍, 아토, 신성이엔지, 디아이 등은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에 비해 150%가 넘는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 고성장세가 부각되고 있다』며 『미래산업, 디아이, 케이씨텍 등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선 업체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분야별 반도체 장비업체
분야=기업
전공정장비=주성엔지니어링, 피에스케이테크
서브장비=케이씨텍, 아토, 코삼, 유니셈, 원익
검사장비=미래산업, 디아이, 유일반도체, 평창하이테크
조립장비=씨피씨, 동양반도체장비
클린룸=신성이엔지, 삼우이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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