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바이오벤처기업을 잡아라.」
바이오벤처가 정보기술(IT)벤처에 이어 유망 벤처비즈니스로 떠오르면서 벤처자금이 바이오로 몰리고 있다. 「포스트 IT」의 대표주자로 등장한 것이 바로 「바이오텍(바이오테크놀로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분야 등 유망 바이오텍 분야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벤처캐피털이 바이오벤처로 몰리는 것은 마크로젠 등 바이오벤처가 코스닥에 등록,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들어 대학·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벤처 창업이 급증,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기업이 늘어나 벤처캐피털을 유인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은 동아창투·현대기술투자·우리기술투자·무한기술투자 등. 이들 가운데 우리기술투자와 무한기술투자는 그동안 인터넷 투자를 선도했던 업체라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바이오 전문 벤처펀드 결성도 크게 늘어나 현대·무한·우리기술·UTC벤처·한미열린기술투자 등이 운영중이다.
LG·SK·현대·두산·대상 등 대기업들도 직접적인 바이오 투자와 함께 바이오 전문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정밀화학의 그룹 차원의 바이오주력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도 2002년까지 3000억원의 벤처펀드를 조성, 이중 30%를 바이오벤처에 투자할 계획이며 포스코도 2005년까지 5300억원을 조성, 정보통신과 바이오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제일제당·한화·한솔 등도 5000억원에서 1000억원의 자금을 바이오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녹십자 등 제약회사를 비롯해 이수화학·풀무원 같은 전문업체가 벤처캐피털을 설립하는 등 직간접적인 바이오벤처의 발굴,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갑작스런 바이오벤처 붐은 과열기미를 보여 뒤늦게 「닷컴기업」에 투자했다가 발목이 잡힌 우를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열풍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대세여서 이를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오히려 IT분야보다 시장진입이 어렵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 더욱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투자대상 기업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달한 IT분야와 달리 바이오는 아직도 참신한 유망벤처 창업이 잇따르고 있어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시장 진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외국계 벤처캐피털의 국내 바이오투자 시장 유입도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캐피털업계는 『국내 바이오벤처 산업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현재 매우 취약한 인력·시장·기술 등 전반적인 인프라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바이오산업은 세계 각국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만큼 정부차원에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이오벤처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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