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헬스케어>환자 대기시가 크게 줄였다

정보기술(IT)의 발달은 일반 의료분야의 서비스 체계에도 많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의 본격적인 실시는 일반 병원과 약국의 영업시스템과 의약품 유통체계를 최첨단 정보시스템으로 무장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원활한 의약분업의 실시를 위해서는 약국과 병원, 그리고 의약품 유통업체들을 단일 네트워크로 연결해 전자처방전을 발행하고 전체 의약품 물류과정을 전자상거래 형태로 전환해야하기 때문이다.

◇전자처방전달 =병원이 발행하는 처방전을 전자문서화하고 이를 환자가 원하는 약국에 곧바로 전송하거나 중앙서버에 저장한 후 해당약국이 그 내용을 검색 또는 전송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따라서 24시간 온라인 형태로 병의원과 약국간 처방전 전달은 물론 피드백(feed-back) 기능을 보유해야하며 크게 예약조제를 위한 약국 지정방식과 약국 비지정방식으로 구성된다.

이중 약국 지정방식시스템을 살펴보면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의사는 의사 고유의 인증(authorization)을 입력하고 진료에 따른 처방내용을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송신한다. 그러면 약사는 약사 고유의 인증을 입력해 환자의 처방내용을 수신, 확인한 후 약을 조제하고 조제결과를 중계망에 송신한다. 대체조제시에도 조제내용을 중계망을 통해 의사에게 통보한다. 만약 처방에 이상이 있을 경우 중계망을 통해 의사에게 이상내용을 송신해 의사의 수정 또는 재확인 과정을 거쳐 약을 조제할 수 있다. 결국 환자는 지정된 약국이나 본인이 원하는 약국을 방문해 약을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이 시스템은 환자의 조제 대기시간 단축 등 향후 의약분업이 초래할 수 있는 각종 불편사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의사협회 등 병의원 관련 단체들의 반발 때문에 전면적인 보급, 확산에 어려움이 있지만 전자처방전은 의약분업의 필수적인 기반환경으로 조만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전자상거래=의약품 주문에서 대금결제에 이르는 모든 업무를 전자거래 형태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병원, 약국, 약품 유통업자 등 이 사업과 관련된 기관 및 업체만도 전국 5만5000여개에 이르고 이를 통해 거래될 의약품 유통시장 규모는 무려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의약품 유통에 일대 혁명을 몰고 올 의약품유통 종합정보시스템을 현재 구축중이다. 삼성SDS와 한국통신을 전담 구축사업자로 해 내년 5월부터 본격 가동될 의약품유통정보센터는 요양기관의 의약품 자동발주 기능은 물론 재고관리효율화시스템과 공급업체의 배송요청관리기능, 거래정보관리시스템, 물류조합의 주문접수 및 대금정산 등 의약품 유통정보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같은 선진 유통정보시스템이 가동되면 인터넷 전자문서교환(EDI)을 통한 의약품 전자상거래 사업이 가능해지고 의료기관과 약국의 약품거래 동향 및 실거래가격 파악과 약품정보, 시장정보 등 각종 의약품 관련 정보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할 수 있다. 또 의약품대금이 정산시스템을 통해 결제되므로 대금회수 기일이 현행 250일에서 60일 이내로 단축된다.

◇신규 의료정보화 사업=전자처방전달체계와 의약품유통정보시스템을 근간으로 한 B2B, B2C, B2G 형태의 각종 의료정보화 비즈니스 모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보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개인병원과 동네약국을 상대로 한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사업도 의약분업으로 크게 각광받기 시작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개별적으로 정보시스템을 도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중소병원 및 약국으로서는 초기 시스템 도입과 유지 보수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은 ASP가 정보화로 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정보화 부문에 첨단 IT기술의 결합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적용, 환자와 의사가 휴대폰이나 PDA를 통해 양방향으로 대화하며 병약력 조회는 물론 병원 예약과 약국 예약 조제도 가능한 솔루션이 등장했다. 또한 새로운 의약분업 환경에서 의사가 처방한 약품을 확보하고 있는 약국들에 대한 지리정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중이다. 심지어 약물 정보와 전산 및 조제 전문가들에 대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약국간 종합정보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새로운 사업모델도 등장했다.

결국, 진료와 처방의 분리를 통해 선진 의료체계를 확립하자는 취지로 의약분업이 실시되고 다양한 의료 혜택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짐에 따라 보다 세분화되고 첨단화된 의료 정보시스템의 개발 및 도입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의료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의료DB 구축 활기>

국내 의료기술 선진화를 위한 각종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도 활기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가 추진하고 있는 실제 인체에 관한 정밀 영상DB 구축은 국내 의료계의 오랜 숙원 사업중 하나다. 지난 94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구현된 인체영상 DB는 사람 몸을 1㎜ 두께로 연속 절단해 나타나는 각종 영상정보를 DB화 하는 것으로 세계 의료기술 발전과 인체연구에 필수적인 자료로 현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자료는 미국 사람을 대상으로 제작돼 한국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가 불가능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인체영상 DB 구축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해부학 전문의들은 사람의 심장만 보고도 그가 속한 인종과 민족을 구별해낼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로 민족별 인체 내부는 크게 다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한국 성인 남성의 표준이 되는 시신을 구하고 이를 CT, MRI 기기로 촬영, 인체에 관한 구역화 영상을 확보하는 작업부터 먼저 추진되고 있다. 구역화 작업은 촬영되는 인체 영상을 심장, 폐, 뼈, 혈관 등 각 장기를 부위별로 그룹화해 시각화하고 따로 추출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인체 촬영은 시신을 절단기를 이용해 1㎜ 간격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통째로 절단하면서 이뤄진다.

따라서 이번 사업을 통해 구축되는 인체 영상은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외에도 미국의 인체 DB에 비해 훨씬 우수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인체영상 DB는 3차원 영상으로 가공돼 실제 수술환경과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상해부 및 가상진단용 프로그램의 제작과 각종 의료교육 분야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정보센터는 핵산DB, 아미노산DB, 단백질DB 등 각종 생명공학 관련 DB도 구축해 이를 국내 연구자들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장애인 정보화>

현재 국내 장애인 관련 정보화사업은 주로 소프트웨어 쪽에 집중돼 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 화면 내용을 읽어주는 제품이나 손 사용이 어려운 지체 장애인이 컴퓨터에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성인식 및 음성입력 장치 등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신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음성내용 문자표시시스템, 멀티입력전화기 등이다. 또 자동자막 생성시스템, 화면속도 변환시스템, 음성재생호출기, 문자방송 음성재생시스템, 위험한 장소를 알려주는 행동유도시스템, 광역긴급연락시스템, 건강정보 모니터링시스템 등이다.

장애인용 정보기기들을 개발하기 위한 기업들의 이같은 노력은 국내시장 자체가 워낙 협소한데다 장애인 대부분이 고가의 첨단장비를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이를 상용화해 보급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시스템 개발은 대학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충북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김석일 교수는 일반 문서를 점자로 변환해 출력할 수 있는 역점역을 개발,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또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변증남 교수는 로봇팔이 장착된 휠체어를 개발한데 이어 컴퓨터를 이용한 수화통역시스템을 개발했다. 충북대학교 김석일 교수도 이트랙인포다임과 공동으로 시각장애인용 인터넷통합 솔루션인 아이즈 2000을 개발했다.

기업에서는 차세대 컴퓨터 인터페이스로 각광받는 음성인식 및 음성 출력 기술의 개발이 활발하다. LGEDS와 삼성전자는 문서데이터를 음성으로 출력하는 소프트웨어인 소리글과 매직보이스를 개발해 현재 각각 4.0 버전과 2.2 버전이 출시되고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다일정보통신이 지체장애인들을 위해 컴퓨터 키보드를 대신해 안경을 쓴 상태에서 눈 움직임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는 안경마우스를 개발했으며, 재활공학연구센터는 정신장애인들을 위해 인공지능보조기를 개발, 최근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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