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웨이퍼 수탁생산(파운드리)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국내 주문형반도체(ASIC)업체들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어 국내 ASIC산업 발전을 위한 파운드리사업 확대라는 기본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7일 국내 ASIC 설계·디자인업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종합 반도체업체들이 올들어 파운드리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최소 주문수량의 제한, 온라인서비스의 부재 등으로 국내 ASIC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ASIC업체들은 국내 종합반도체업체를 통한 위탁생산을 포기, 다시 대만 파운드리 전문업체와 접촉하는 실정이다.
ASIC업체의 한 관계자들은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파운드리 라인을 잡는 일조차 힘들며 이러한 사정은 중소 벤처기업일수록 더욱 심하다』면서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실제로 삼성과 현대가 공식 ASIC디자인하우스로 각각 2개씩 지정한 업체들로부터 설계·파운드리 의뢰건수는 되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이 지정한 디자인하우스의 의뢰건수는 지난해 22건에 이르렀으나 올들어 상반기까지 5건에 그쳤으며 현대에서 지정한 디자인하우스의 의뢰건수도 지난 상반기에 고작 2건에 불과했다.
더욱이 디자인하우스에 의뢰한 업체들은 삼성이나 LG 계열사 일색이어서 국내 순수 ASIC업체나 일반 세트업체들은 국내 파운드리서비스를 외면하는 실정이다.
반면 같은 기간 대만 파운드리 전문업체들이 지정한 ASIC디자인하우스가 의뢰한 설계건수와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국내업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의뢰가 대만업체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대만의 파운드리 전문업체와 달리 고객이 파운드리 일관공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온라인(on-line)액세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국내 반도체업체의 최소 주문량이 대만업체의 두배를 웃돌아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벤처업체들은 국내 파운드리업체에 의뢰하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이밖에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0.25미크론 공정이 전체 5% 수준에 불과해 이미 0.18미크론 공정기술을 양산에 적용하는 대만업체에 비해 공정수준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ASIC벤처기업 사장은 『샘플생산을 하기 위해 대기업 파운드리 영업담당자에게 「굴욕적인」 거래를 할 때가 많다』면서 『대만업체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와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국내 파운드리업체가 보유한 설계관련 지적재산(IP)나 라이브러리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 수준으로는 대만업체와의 경쟁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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