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과 여성은 궁합이 안맞는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현대 들어 조금씩 신장돼가고 있는 지금 미 유력언론 CNN은 정보기술(IT)로 대변되는 미 첨단산업계에서 여성이 점점 소외당하고 있다고 5일 보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CNN(http://www.cnn.com/tech)에 따르면 우선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미국 여성의 비율이 크게 줄고 있다. IT산업이 싹트기 시작한 70∼80년대만 해도 컴퓨터공학이나 컴퓨터엔지니어 등 컴퓨터 관련 여성 대졸자는 상당수를 차지해 84년에는 이의 비율이 40%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숫자는 현격히 줄어 있다.
미국대학여성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University Women)는 최근 들어 컴퓨터 관련 여성 대졸자는 28%에 불과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20%가 안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10여년 사이에 여성 고급인력이 무려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여성과 첨단기술」이란 단체를 이끌고 있는 애니타 보르그 박사는 이에 대해 『여성은 지난 기간 동안 관리분야에서는 장족의 발전을 한 후 이제 닷컴(인터넷)업체로 몰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 세계에서는 여성이 들어가기도 앞으로 나아가기도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녀는 남성위주의 문화가 큰 이유라고 말하고 이때문에 『IT세계에서 여성이 점차 밖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위주의 IT문화는 세계정보통신산업의 메카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체 인튜이트의 엔지니어 책임자 모니카 쿠시프는 『실리콘밸리는 남자들을 위한 도시다. 대다수 여성은 이곳에 처음 오면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몰라 방황해야 한다』며 이 지역의 편향된 남성위주 생활양식을 꼬집고 있다.
그녀는 『점심 먹으러 가면 테이프드라이브가 어쩌고 하드웨어가 저쩌고 하는 이야기들뿐』이라며 『이는 내가 이전에 경험한 문화와 완전히 딴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모니카는 아예 실리콘밸리의 남성위주 직장생활을 다룬 「밸리, 남자들만의 세계(Valley of the Boys)」라는 영화를 제작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녀뿐 아니라 이 지역 컴퓨터 엔지니어링업체에서 1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클라우디아 카핀터도 모니카와 비슷한 어려움을 털어놓고 있다. 그녀는 이 기간중 여성 대졸자들이 하나둘씩 실리콘밸리를 떠나가는 것을 봐야 했다며 『컴퓨터산업계에서 여성의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라고 불평하고 있다. 그녀는 『결코 성장을 포기하지 않는 첨단산업의 특성이 여성으로 하여금 실리콘밸리를 떠나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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