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광통신업체에 대한 「묻지마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IT시장의 최고 인기업체가 닷컴기업이었다면 올해는 광통신업체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주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소규모 광통신업체 코비스(http://www.corvis.com)는 공모가로 설정한 36달러의 2배가 넘는 84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1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
3년전 설립돼 지금까지 1억25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는 코비스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투자자들은 코비스가 단지 한단계 앞선 광통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익도 없고 출시제품도 없는 이 회사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광통신업체들의 인기는 주식시장뿐 아니라 M&A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광통신업체 JDS유니페이스(http://www.jdsunph.com)는 동종업체인 SDL(http://www.sdli.com)을 미국 첨단산업 관련 M&A 사상 최대인 410억달러 규모의 주식교환방식으로 인수했다. SDL도 코비스와 마찬가지로 변변한 수익을 못올리고 있지만 첨단 기술을 보유한 대가로 세계 M&A 사상 20위권에 드는 M&A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밖에 노텔네트웍스, 시스코시스템스,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대형 통신장비업체들도 올들어 광통신업체 인수에 수십억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광통신업체들의 이러한 인기상승이 속도전쟁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전송하느냐」에 따라 인터넷과 네트워크 사업의 성공이 결정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광통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비스 같은 업체들의 인기가 「일일천하」로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술력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하루빨리 그에 상응하는 제품을 출시해야 「거품」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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