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재벌그룹 내부거래 지나치게 높아-재계 즉각 반발

주요 재벌그룹 중 삼성의 내부거래액이 총 매출액의 41.7%인 61조7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매출이 가장 많이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삼성·현대·LG·SK 등 4대 재벌의 총매출 중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9.2%로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 부채규모는 삼성이 101조원, 현대그룹이 74조8000억원 등 4대그룹 부채가 총 243조1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평균 225.41%에 달해 정부의 가이드라인(200%)를 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은 16개 기업집단의 99사업연도 결합재무제표를 분석·발표하고 이중 순수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그룹이 현대를 비롯, 9개나 돼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했다. 또 그룹별 내부거래 비중은 삼성이 41.7%, 현대 38.1%, LG 38%, SK 36.1% 순이었으며 4대 이하 그룹 중에선 한솔(25.2%)과 새한(23.8%)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재계는 이번 결합재무제표가 잘못 활용될 경우 기업활동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98년 미국 회계법인인 쿠퍼스 앤 라이브랜드와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결합재무제표 방식으로 산출한 97년말 기준 11개 대기업의 부채비율(금융기관 제외)은 323.8∼1498%에 달했으나 이번에 나타난 99년말 기준 부채비율은 86.8∼297.8%로 크게 낮아졌다는 것을 이번 결합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 등 재무제표의 의미와 해석을 잘못할 경우 국내기업의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기업경영의 투명성 문제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상의도 이날 금감원의 결합재무제표 발표와 관련, 긴급 건의서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단기간에 300%를 밑도는 부채비율을 일궈낸 것은 상당한 성과인데도 단지 정부가 제시한 기준인 200%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 자체를 부정하고 기업의 실상을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결합재무제표상 내부거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수직계열화가 잘 돼 있기 때문이지, 결코 비정상거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삼성은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달로 예정된 4대 그룹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때 결합재무제표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를 우선 선정해 집중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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