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산업자원부」는 한마디로 산자부가 국가 디지털경제 구축의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천명이다. 「인플레 없는 성장」이라는 미국 신경제질서 창출의 주역이 상무부였다는 점에서 산자부도 이같은 선례를 모범으로 따르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날 「e산자부 선언식」에서 김영호 장관은 『미국 상무부의 모델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참석한 산자부 직원들에게 『민간기업·벤처기업의 문화로 갈아입을 것』을 당부했다. 그가 취임 초기부터 누차 강조해온 「온오프라인 산업의 가교역할」은 결국 산자부를 전방위 지원부대로 재정비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정책전문가들은 『산자부의 조직변신이 구호성 메아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공무원 개개인의 실질적인 변화와 범 부처차원의 공조체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기업가치 제고차원에서 굴뚝업종 기업들이 「e-」, 「-닷컴」 등으로 줄줄이 사명변경을 단행하고도 실질적인 e비즈니스 도입효과는 거의 없다는 점이 단적인 사례다.
◇주요내용과 의미=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크게 두가지. 산업정책 총괄 주무부처로서 굴뚝업종의 e비즈니스를 촉진·강화하는 역할과 전자정부(e-Government) 구현에 앞장서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한 추진전략으로 두드러진 부분은 1급 간부를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서기관급을 분야별 팀장으로 각각 선임, 일관성 있는 정책집행을 담보하겠다는 대목이다. 소관 부서별로 e산자부 추진실적을 점검해 인사성적에 반영하겠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또한 서기관 이하 실무자그룹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이나 미 상무부의 모범사례를 집중 반영함으로써, 실질적인 「테크노크라트」 조직으로 변모시키겠다는 의지도 눈에 띈다. 이를 위해 이달초 산자부는 서기관급을 반장으로 산업·무역·에너지 분야에서 실무자 1인씩을 뽑아 e산자부 추진계획 작업반을 꾸리기로 했다. 또 이달까지 단기 세부계획을, 연말까지 3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산업부문 e비즈니스 보급 확산을 위해 산업·무역·투자·유통·에너지 등 소관업무별로 「e비즈니스담당관」을 신설, 현재 9개 업종별 전자상거래 프로젝트에 보다 강력한 힘을 싣는 한편 업종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e비즈니스담당관은 또한 민간전문가들과 일종의 연구회를 결성해 정책브레인(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키로 했다.
부처내 정보환경 고도화와 공무원들의 정보화역량 강화는 전자정부 선도부처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일신작업이다. 산자부는 민간 시장조사기관 및 주요 경제연구소 등과 연계한 일종의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책 입안·집행에 보다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서다. 또한 주요 보도자료나 정책자료를 전자우편서비스로 유관 기관·단체 등에 제공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민원처리 환경도 도입키로 했다. 「인터넷 민원 옴부즈맨제도」나 「전자우편 민원처리 확인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실천방안이다.
내부 업무처리 환경의 개선은 e비즈니스 색깔을 입힐 수 있는 현실적인 과제다. 산자부는 이달 한달동안 1급 이상 간부부터 1일1회 전자결재를 실천에 옮기고 연말까지는 전체 전자결재 비율을 80%선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부처내 산재한 각종 정보·지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식관리시스템(KMS)를 도입, 오는 10월 산업·무역·에너지 관련 부서부터 시범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각종 사무용품조달(MRO)을 인터넷 전자거래 환경으로 전환, 기업대정부간(B2G) 부문에서도 선도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결국 각종 평가·보상제도를 통해 부처내 공무원들의 정보화 활용력을 배가하고, 이를 업무처리 환경 개선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는 것이 조직혁신의 구체적인 그림이다.
◇과제=산자부의 e비즈니스 비전선포는 정부 부처 가운데 첫 시도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지만, 아직은 밑그림 수준인데다 부처간 공조가 성공의 핵심요인이어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한 정책전문가는 『이번 계획의 주요 내용을 보면 단순히 부처내 정보화업무 환경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이를 놓고 e산자부 운운하는 것은 다소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가 산업부문 전자상거래 촉진·확산이 결국 재정경제부·정보통신부·법제처 등 유관부처와의 긴밀한 협조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당장 문제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부담감이 크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난 수년간 국내 전자상거래 산업은 정책이 없어서라기보다 유관부처간 정책공조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됐던 사례가 많았다』면서 『산자부의 의지가 실제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범 부처차원의 공감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어야 2년 남짓한 공무원 순환보직제도는 특히 전문성을 요하는 e비즈니스 영역에서 인사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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