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CEO 인터뷰>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먼저 본사의 한국 고객 및 제휴사 여러분이 그간 보내준 성원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델에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 우리는 한국의 기업·정부·기관 등 고객들에게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터넷단말기 등 포스트(비)PC 제품의 발전이 놀랍다. PC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델을 포함한 PC업체들의 미래는 상당히 밝다고 봅니다. 이는 전세계 모든 국가가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데서도 잘 나타납니다. 최근 우리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사용자의 대부분이 구입 첫 해에 PC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다양한 정보단말기(양방향 호출기, 자동차용 컴퓨터 등)가 등장하고 있지만 PC는 앞으로도 여전히 IT산업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인터넷비즈니스가 유행이다. 델의 전략은 무엇인가.

▲델은 최근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전략적 제휴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새 브랜드 로고인 「델E컴」(Dell E Com)을 선보인 것도 인터넷사업 강화의 일환입니다.

또 델은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하루 4000만 달러 상당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인터넷 업체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할 것입니다.

-윈도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리눅스를 대폭 지원하고 있는데, 이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리눅스는 인터넷 인프라의 전면에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어 그 능력을 이미 입증받았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시장 창출을 의미합니다. 델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노벨의 「넷웨어」와 함께 레드햇의 리눅스를 주요 전략적 운용체계(OS)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유닉스 기반의 애플리케이션과 관련해 델은 향후 리눅스를 운용체계(OS)로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델은 미국 PC시장에서는 1위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컴팩에 이어 2위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IT 솔루션 파트너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단순한 상품이나 서비스 이상의 수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인터넷 시대에 고객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입니다.

델은 고객과의 일대일 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고객이 인터넷 인프라 업체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항상 「귀」와 「가슴」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한국 지사장이 공석이다. 경질 배경은 무엇인가. 어음결제를 인정하지 않아 한국지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이번 질문은 본사의 아시아 지역 부사장인 론고씨의 설명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론고:이수현 전 한국 지사장은 다른 업체로 가고자 하는 개인적 사유 때문에 한국델컴퓨터를 떠났습니다. 델은 지속적이고 원활한 업무 승계를 위해 엄주수씨를 한국 지사장 대행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는 지난 97년 한국 델에 입사한 이래 아시아 대기업 고객 담당 영업이사를 역임하는 등 다방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경영인입니다. 또 델은 모든 시장에서 현지의 관행을 항상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현지 언어의 OS를 탑재하는 델 제품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 영어에 이어 한국어 웹사이트를 오픈했는데 이는 현지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또 델은 한국에서 어음을 포함한 다양한 결제수단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HP·컴팩 등 타 IT업체의 한국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델은 어떤가.

▲본사는 한국의 IT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차원에서 매년 한국의 국내 협력사들로부터 수십억원의 부품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델은 삼성전자에 2억달러의 투자와 함께 노트북이나 평면스크린용 LCD모니터의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해 제휴 관계를 한 단계 높였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한국에 대한 투자 기회를 계속 모색하고 있습니다.

-귀하가 대학 1학년때 텍사스대를 중퇴하고 델을 창업한 일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의 젊은 벤처기업가에게 조언해줄 말이 있다면.

▲그렇습니다. 저는 델을 설립하기 위해 대학을 중퇴했고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고등교육의 기회를 거절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의 제약을 받는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가로서 한국의 모든 젊은 기업가들에게 시장성 있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영철학이나 좌우명은 무엇인가.

▲본인이 저술한 「Direct From Dell」(주:「직접팔아라」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국내에 번역돼 나옴)에서도 나와 있듯이 본인은 회사 발전과 성공의 기반이 고객에게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항상 고객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라. 듣고 또 들어라」라는 것이 직접판매를 하는 델의 근본 철학이 됐습니다.

-4년 후면 창립 20년이다. 4년 후 델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지난달 말 뉴욕에서 열린 「PC엑스포」에서도 말했듯이 인터넷이 초래한 IT산업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의 성장이 예사로운 IT산업에서조차 인터넷에 의한 급격한 시장 확대는 경이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컴퓨팅 기술 발전은 아직 절정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도약하고 「차지해야 할」 공간이 많이 남은 거지요. IT시장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인구가 오는 2003년 6억명에서 2010년에는 10억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해 델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미래에도 IT업계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서 있을 겁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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