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반적인 벤처자금시장 경색으로 신규 벤처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지자체와 연합, 벤처펀드 결성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기업·은행·증권·투신·개인 등 그동안 민간 벤처펀드 조성에 일익을 담당했던 법인과 개인들이 자금시장이 악화되면서 벤처펀드 출자에 인색한 것과 달리 지자체들은 이미 편성해놓은 예산을 집행하는 입장이어서 상대적으로 펀드 참여가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벤처붐이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지자체들이 지역산업 육성과수익창출을 위해 벤처투자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지방재정 악화를 우려, 지자체의 벤처펀드 참여에 부정적이었던 행정자치부가 벤처지원 차원에서 벤처펀드 결성을 지원함으로써 지자체들이 펀드 결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은캐피탈(대표 이종각)은 지난해 경기도(50억원)·일반법인(13억원) 등과 공동으로 120억원 규모의 「경기벤처펀드」를 결성, 운용중인데 이어 지난 25일 강원도(5억원)와도 50억원 규모의 「강원벤처펀드」를 결성했다. 산은캐피탈은 앞으로 부산시와 경남도 등 다른 지자체와도 적극적으로 공동 벤처펀드 결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전남·광주 테크노파크와 업무제휴를 시작으로 지방 벤처네트워크 구축에 본격 착수한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도 지난 상반기 대전시와 벤처펀드를 공동 결성한 데 이어 추가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보창투는 최근 충청남도와 지방벤처펀드를 결성, 대덕밸리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본격 투자에 나섰다.
이밖에도 국민벤처펀드를 운영중인 중진공이 충남도와 벤처펀드를 결성, 지역본부를 통해 펀드를 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많은 신생·후발 창투사들이 지방벤처의 발굴·투자와 신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연대한 벤처펀드 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기청 투자조합 담당 김성섭 사무관은 『벤처캐피털-지자체 연합의 벤처펀드가 아직은 경기도 등 재정상황이 비교적 좋고 벤처산업이 잘 발달된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벤처열기 확산으로 지역산업 육성을 추구하고 있는 지자체측의 적극적인 자세로 앞으로는 이같은 펀드 결성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내 벤처캐피털-지자체 연합 펀드 1호는 지난해 4월 인사이트벤처(전 대구창투)가 대구시와 결성한 50억원 규모의 「대구벤처펀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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