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로에 선 닷컴

국내 닷컴기업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닷컴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돈이 그 기업으로 몰려들었다. 인터넷 고객들은 급속히 늘어 전자상거래(EC)에 대한 필요성은 증대됐고 온라인을 통한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닷컴기업이 온 세계를 순조롭게 지배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이젠 까마득한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투자가들은 닷컴기업에 등을 돌리고 있으며 그나마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기업들조차도 돈을 회수하고 있다고 한다. 또 펀딩을 미쳐 하지 못한 기업들은 사업 확대는커녕 운영비조차 부족해 쩔쩔매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미 빈사상태에 이른 기업도 적지 않다는 소문이다. 돈 가뭄은 벤처기업의 싹을 말리고 벤처기업가의 심장까지고 얼어붙게 하고 있는 듯하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작금의 벤처기업 위기는 크게 보면 금융기관의 부실에 따른 국가적인 자금경색 탓이라고 볼 수 있다. 비교적 실물경제의 좋았던 흐름을 금융이 막아놓은 형국이다. 유동성이 순탄치 않으니 자금력이 약한 중소 벤처기업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더욱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금융기관의 부실 규모에 대해 정부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함에 따라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통화정책과 같은 거시경제 정책으로 돈을 푼다고 해도 그것이 기업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또 해당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의 지원을 바라고 있는 기업체들에게 현재의 상황은 확실히 위기임에 틀림없다. 장기적으로 닷컴기업은 시대의 요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도 현재의 위기 상황을 넘기고 나서의 일이다.

따라서 이제 닷컴기업들의 운명은 기업 스스로의 손에 달렸다고 본다. 유동성 부족도 자체적으로 해결해 운영비나 투자비를 마련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주눅이 든 닷컴기업들이 있다면 하루빨리 몸을 추스려 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기업 인수합병(M&A)이건 외자유치건 간에 생존의 방법이 된다면 적극 검토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동종업계끼리의 통합이나, 오프라인 업체와 연대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유용한 방안이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전략도 필요하다. 수익성 확보시기도 통상 3∼4년으로 잡았다면 이제 1년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일 때 캐피털도 접근한다.

현재의 위기를 잘만 수습하면 희망은 보일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보면 신규사업으로서 닷컴기업의 실패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닷컴기업은 우리 경제의 대안이고 희망이다.

이번 닷컴기업들의 경영 위기는 한편으론 그 동안 일부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기업들이 스스로 냉정히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약점을 보강하고 강점을 살리는 기업에게 기회는 찾아오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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