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시장의 불투명한 전망과 현대건설 워크아웃 등 금융불안으로 거래소·코스닥 모두 폭락장세를 보였다.
24일 거래소시장은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면서 그동안 지지선 역할을 해오던 60일 이동평균선인 770선이 무너지면서 시작, 한차례 반등 없이 하락세로 일관해 지수는 전날에 비해 45.17포인트 떨어진 737.89로 마감됐다.
시장관계자들은 지난주말 뉴욕주식시장에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고 특히 반도체 관련주가 대부분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한국통신과 SK텔레콤 등 블루칩도 힘없이 무너졌다.
대우증권 투자전략부 신성호 부장은 『저가매수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반등 없이 지수하락이 계속되자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었다』면서 『가격메리트에 의한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당장 내일 반등이 있다 하더라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은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가운데 그나마 매수세를 기대할 수 있었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날 장중내내 매도 우위의 매매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은행종목만 제외하고 전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는 이날 2만7000원(7.80%)이나 하락, 지난달 1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인 3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같은 반도체주인 현대전자도 1800원(8.61%)이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은 지수영향력이 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한통프리텔 등 대형주가 일제히 약세로 출발, 7.22포인트 하락한 116.91에 마감됐다.
장초반 그동안 소외돼온 소형주가 일제히 약진, 한때 120선에서 공방을 거듭했으나 결국 주말 나스닥시장의 약세와 불투명한 시장 전망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후장들어 하락세로 반전했다.
종목별로는 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와 새롬기술·다음·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인터넷보안업체인 장미디어인터렉티브와 싸이버텍 및 유니와이드, 넷컴스토리지 등 최근 테마주로 부상한 종목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교보증권 김창권 선임연구원은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의 폭락은 전반적인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것으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 특히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실적이 있는 중소형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심리가 안정적·보수적으로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시적·기술적 반등은 예상되나 거시경제적 측면이 명확해지지 않는 한 장 침체는 장기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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