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공정을 마친 반도체의 테스트·조립·패키징을 아우르는 후공정장비의 세계시장은 지난해 초 바닥을 친 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도체장비 수주·출하 지표에서도 주문물량에 비해 출하가 못미칠 정도로 호황국면을 맞고 있다.
세계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세미콘웨스트 2000」 전시회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후공정장비 시장규모가 지난 99년 대비 28.5% 가량 성장한 94억달러, 2001년에는 110억달러, 2002년 12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체 반도체장비시장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림1
◇공정별 현황
조립(어셈블리)·패키징 공정장비시장이 24억달러(지난해 대비 21.5% 증가), 테스트장비는 70억달러(35.5% 증가)에 각각 달할 전망이다.
이중 테스트장비시장은 디바이스의 다기능화에 따라 기존 로직 디바이스 이외의 혼합신호 테스트장비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장비 출하기준으로 혼합칩 테스터가 9억7615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로직IC 테스터 5억1823만달러, 메모리 테스터가 4억3468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 현황
반도체 전공정장비 분야와 마찬가지로 후공정장비시장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이 지역의 비중은 지난 95년 34%에서 지난해 42%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중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전공정장비 부문에서와 비슷하게 95년 14%에서 99년에는 5%로 줄어든 반면 최근 반도체 투자규모가 절정에 달한 대만은 9%에서 16%로 증가했다.
특히 눈여겨 볼 만한 변화는 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지난 95년 1%에 머물렀던 중국 과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비중은 99년에 21%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반도체 조립·테스트·패키징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반면 같은 기간중 일본은 점유율이 35%에서 23%로 크게 줄었다. 그림2
지난 1∼4월중 지역별 조립공정장비 시장규모를 보면, 일본이 2억5882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대만이 2억4543만달러로 뒤를 이었으며, 북미 1억457만달러, 유럽 9485만달러, 한국 6995만달러, 기타 지역 3억5464만달러 순이었다.
1∼4월중 테스트장비시장의 경우, 북미가 6억9422만달러, 일본 5억8719만달러, 대만 5억1319만달러, 유럽 3억497만달러, 한국 1억9940만달러, 기타 지역 4억433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호조 요인
반도체 제조공정용 후공정장비시장의 호조는 세계적으로 이동통신·PC·네트워크시장이 팽창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세계적인 반도체 조립·패키징업체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후공정장비시장의 성장을 지탱하고 있다 .
이런 가운데 조립·패키징의 아웃소싱 추세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지역 수탁생산업체들의 장비 구입이 늘고 있다. 아울러 각종 전자통신기기에 채택하는 각종 부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것도 최종 마무리 공정에 필수적인 조립·패키징 판매 증가의 주된 요인이다.
조립·패키징 공정의 변화도 후공정장비 수요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SOP·PQFP·PLCC·BGA 등의 패키징 공정장비의 수요증가와 시스템온칩(SOC) 추세에 따른 테스트장비 신규수요 발생 등이 당분간 후공정장비시장의 확대를 유도할 전망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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