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마피아<4>
『먼저 모스크바에 지사를 두십시오. 그리고 우리와 수시로 접촉을 하면서 PCMS는 물론이고 앞으로 쌍방간에 개척해 나갈 사업을 전개합시다.』
알렉세이비치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쌍방간에 개척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습니까?』
나는 그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 물었다.
『러시아에는 굳이 소프트웨어가 아니라고 해도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쉽게 말해서 사우나 사업도 돈을 벌지요. 일본이나 한국에 많은 러브호텔도 앞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업종입니다.』
알렉세이비치는 점차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좋다는 식이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나에게 사우나도 좋고 러브호텔도 좋으니 하라는 투였다. 그에게서 풍기는 것은 기업가라기보다 하나의 장사꾼이라는 느낌이었다. 내가 잠자코 있자 그는 마음에 들어하는 것으로 알고 신바람을 내면서 지껄였다.
『사우나 사업과 숙박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것은 구태여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컴퓨터 관련 사업을 원합니다. 특히, 아까 말씀하신 군사무기체계에 관련된 자동화시스템 개발을 원합니다. 오늘날의 모든 무기는 컴퓨터화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실 것입니다. 무기를 조작하고 관리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역시 컴퓨터의 협력을 얻지요. 컴퓨터 프로그램이 완벽할 때 무기의 성능은 월등하게 올라갈 것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군사무기에 관련된 자동화 시스템에 관심을 가졌다. 이 분야는 군수산업이기 때문에 기밀을 요하고 정부의 간섭이 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제약 때문에 연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알렉세이비치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마치 고백을 하는 어투로 뱉었다.
『아주 좋습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 분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무기를 수출하기도 하지요.』
우리라고 한 것은 그가 개인 사업가의 입장을 떠난 하나의 조직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우리 속에는 지금 옆에 있는 대통령 보좌관 라스토푸친도 포함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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