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여름나기

제대로 힘도 못쓰고 장마가 지나가고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몰려오고 있다. 각종 기상정보에 따르면 올해는 유달리 여름이 길 것이라고 한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밤에는 잠 못 이루게 만드는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신체리듬이 깨지고 제대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게 된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에 여름은 요주의 기간이다. 특히 열과 갑작스런 기상변화는 컴퓨터의 여름나기에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컴퓨터는 전기를 이용해 각종 부품들이 쉴새없이 동작하기 때문에 열이 발생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컴퓨터의 두뇌인 CPU와 그래픽카드는 경우에 따라서 심각한 발열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냉방시설이 갖춰져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면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 자칫 컴퓨터가 다운될 수 있다. 중요한 문서를 작성하고 있을 때 컴퓨터가 다운되면 큰일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발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컴퓨터 발열대책의 기본은 방열판이나 쿨링팬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단 컴퓨터 케이스를 열고 CPU와 그래픽카드 모양을 살펴본다. 만일 CPU나 그래픽카드에 알루미늄 방열판이나 작은 팬이 달려 있는 쿨링팬이 없다면 당장 구입해서 부착해야 한다.

효과는 방열판보다 쿨링팬이 좋고 방열판과 쿨링팬이 함께 있는 제품이 가장 좋다. 쿨링팬은 용산전자상가 등지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제품선택 요령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방열판은 크기가 크고 요철이 촘촘하게 나있는 것이 좋다.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이 넓을수록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쿨링팬은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슬리브 베어링 방식보다 볼 베어링 방식의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 효율도 좋고 수명도 길다.

쿨링팬은 3핀 커넥터 방식보다 4핀 커넥터 방식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대부분의 주기판에서 3핀 커넥터는 3개 정도뿐이기 때문에 다른 부품을 연결하다 보면 쿨링팬을 연결할 곳이 없을 수 있다.

쿨링팬 수명은 대개 2년 정도다. 물론 이 수치는 청소 등 관리를 잘했을 경우고 그냥 방치해뒀다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면 방열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쿨링팬이 부착돼 있다면 청소를 해야 한다. 쿨링팬의 팬 부분을 살펴보면 아마도 먼지가 잔뜩 묻어 있을 것이다. 먼지가 낀 쿨링팬은 효과가 없다. 압축공기 캔을 이용해 먼지를 제거하면 된다.

쿨링팬을 구입해 부착할 때는 그냥 접착제보다 열전도 접착제를 이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열전도 접착제를 사용하면 CPU와 쿨링팬이 완전히 밀착돼 열전도율을 높일 수 있다. 열전도 접착제 가격은 3000∼4000원이다.

방열문제와 함께 갑작스런 기상변화로 생기는 번개에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 밤에 집중되는 번개는 자칫 컴퓨터에 큰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피뢰침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가정의 경우 번개가 전선이나 전화선을 타고 들어올 수 있다.

이것은 컴퓨터 내부에 갑자기 고압 전류를 보내는 것과 같다. 만일 컴퓨터 전원공급장치에 전원차단기능이 있다면 전원공급장치만 교체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컴퓨터 내부부품을 전부 망가뜨린다.

따라서 번개가 칠 때는 가능한 한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고 사용이 끝난 컴퓨터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두는 습관을 가져댜 한다. 이것은 컴퓨터의 수명뿐 아니라 전기소모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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