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려는 사업 자체가 N세대의 문화적인 욕구를 상품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있습니다.』
서울 금천구 문일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면서 「아트넷펀드」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한 김규호군(16)은 『고교생으로서 창업을 하기에 너무 어리지 않느냐』는 주변의 소리를 이처럼 당찬 목소리로 일축했다. 김군은 아트넷펀드의 사업내용이 N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다 스스로가 N세대이기 때문에 최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지난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소재 「창업지원센터」에 정식으로 입주해 벤처창업가로 변신한 김규호 사장이 벌일 사업은 상호 그대로 일종의 문화상품 펀드.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김군이 구상하는 아트넷펀드는 「인터넷·전화·PC통신·오프라인을 통해 아직 발간되거나 제작되지 않고 공연되지 않은 서적이나 음반, 영화, 공연물, 전시회, 게임SW 등의 상품을 수요자에게 미리 판매하고 상품이 완성되면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군은 회사원이자 소설가인 아버지 김영근 한국통신문화재단 관장이 자비로 소설을 출판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버지께서 지난 96년부터 98년까지 전자신문에 「맨홀」이라는 소설을 연재하고 나서 단행본으로 만들기 위한 출판비용 때문에 고민하시는 것을 보고 독자들이 선구매 형태로 책값을 미리 지불하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의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듣고 김 관장은 서적뿐만 아니라 이를 문화상품 전체로 확대하는 수익성있는 사업모델로 제안했고 내친 김에 김군에게 창업을 권했다.
창업지원센터를 개설 중인 금천구는 이렇게 만들어진 김군의 사업계획서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군의 아이디어 하나만 보고 고교생 신분임에도 불구, 창업지원센터의 입주를 허락한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로서 아트넷펀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해 특허를 신청했고 우선은 수입 영화쪽부터 시작해서 내년부터는 출판·게임제작과 같은 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사업 구상을 밝히는 김군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교과서와 싸움을 해야 하는 우리 교육환경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보석임에 분명하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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