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 안전불감증과 재난대책

기상청에서는 올해 장마가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됐지만 메마른 장마의 전형을 보여주며 비교적 조용히 물러갈 조짐이 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매년 장마때마다 우리 국민들이 겪는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우리나라는 한 해 평균 일곱 번의 물난리를 겪고, 이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를 당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재산상의 손실을 당하고 있다.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최근 5년 사이에 3번의 물난리를 겪은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일부는 인근 높은 지역에 일시적으로 이사했으며, 상당수의 주민은 최소한의 가재도구만을 사용하면서 물난리가 날 경우 긴급히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매년 장마철이 시작되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종 재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재난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은 매년 겪는 인명, 재산상의 피해 정도와 비교하면 그리 큰 비용은 아닐 것이다. 임기응변식, 사후약방문격의 재난 대책은 결국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재난의 대부분은 우리의 사전 대비태세 미비로 인한 것, 즉 인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민 모두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 안목에서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장마전선이 거의 소멸되었다 하더라도 예년의 경우를 감안하면 태풍, 게릴라성 집중호우 등이 계속 될 전망이다. 특히 지구의 기상이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은 다 잘 알고 있다. 매년 되풀이 되는 재난대책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계속 늘어만 가고 있는 기상이변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고 하겠다.

매년 되풀이 되는 재난에 미리 대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 경제발전이란 명제하에 자연과 환경을 고려한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근시안적인 대책수립에 의존했다.

치수(治水)는 옛날부터 국가의 중대한 사안의 하나로 다뤄져 왔다. 강수량과 지질학적인 면, 상하수도와 도로시설 등 그 도시의 제반시설과 여건을 감안해 최대한 환경친화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기상정보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발달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사회전반에 팽배한 안전불감증과 안전에 대한 의식전환이 이뤄져야 하겠다.

박선미 parkksi@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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