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덕밸리 1회>안팎에서 본 밸리-최성수 하이퍼정보통신 사장

전통적으로 벤처기업의 성공률을 1∼5%로 내다보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를 무색케 하는 지역이 있다. 바로 대덕밸리다.

다양한 출연연과 민간 연구소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는데다 이러한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정보통신·생명공학·반도체·기계 등 각 분야에 걸쳐 벤처붐이 일고 있다.

특히 그 숫자면에서도 최근 2∼3년간 설립된 기업의 수가 그 이전의 기업 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첨단 벤처기업에 있어서 가장 큰 자원은 인적자원이다.

대덕밸리의 가장 큰 장점은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세계 어느 지역에 비춰 보아도 손색이 없다.

박사 학위 인구 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고, 세계 최첨단의 기술이 대덕연구단지에서 싹트고, 기업화되고 있다.

미리 설립된 기업들 중에는 여러 해 동안 기술기반의 제품개발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투자해 제품이 완성되어가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퍽 희망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이 한가지 조건만으로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성공은 종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영업 및 마케팅·디자인·홍보뿐 아니라, 제품을 제조·생산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활동에 투자를 위한 자본 확보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등의 여러 조건들이 만족돼야 한다.

그러면 한국 과학의 메카, 벤처의 메카로 불리는 대전의 성공한 기업을 만드는 여타의 환경은 어떠한가.

풍부한 기술자원과 인적자원을 가진 벤처기업을 살릴 수 있는 여타의 제반 여건은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자본 시장과 영업, 마케팅 정보 등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첨단제품의 제조 생산 기반은 취약하다.

반면 실리콘밸리의 성공기업 뒤에는 제조, 생산 인프라가 뒷받침하고 있다.

지역의 고용증대 및 활성화 등에 기여하는 전문 생산업체의 구축 필요성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전 지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해 제품 개발이 완료단계에 들어간 기업이라 할지라도 서울·인천·청주 등 다른 지역 제조 생산업체에 의뢰하는 사례가 대다수일 뿐만 아니라 아예 다른 환경이 만족되는 서울·경기 등의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기업도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제반 환경이 열악하다는 증거다.

이제 대덕밸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 발전을 걱정하고, 잠재된 기술 산업화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벤처기업이 나오기를 바라는 뜻 있는 벤처기업가와 시민 등에 의한 민간주도의 움직임이 일고 있음은 참으로 환영할 만하다.

특히 일부에서는 대덕밸리 주변의 시민 의지로 대덕연구단지 주변에 흩어져 있는 벤처기업들을 하나로 모아 서울의 테헤란로나 포이동처럼 상징적인 벤처타운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수많은 대덕밸리내 벤처기업들은 대부분이 선후배나 전 직장의 동료들로 구성,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오히려 이러한 요인들이 경쟁적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몇몇 벤처기업들에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부품 및 장비 공동 구매와 시험 장비들의 공여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각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들을 이전하기 꺼리는 분위기에서 상대 기업의 기술을 서로 인정하면서 보완하는 글로벌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의 바람도 소수 기업인들의 의식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 자치 단체와 벤처 캐피털, 기업가 모임들을 통해 경영지원 및 주변 환경 개선 등의 적극적인 추진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대덕밸리 지역 주민과 학교, 벤처기업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흩어진 상태로 있는 지역의 잠재력을 실체화시키고, 벤처기업의 네트워킹·데이터 베이스를 구축·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정립해야 한다.

지역민의 의식을 일깨우고 지역민의 지원과 문화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기 위한 벤처기업의 활동 또한 중요하다.

지역민의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연구소 탐방 및 벤처기업 방문, 엔젤마트 등을 개최해 공동 인식 수준을 가질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지역내 상대적으로 소외받은 부류의 사람들과 마음의 교류를 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예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작품활동을 못하는 사람들과 기업을 일대일 혹은 그룹으로 매칭시켜 문화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여러 벤처모임이 있어 왔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변화의 바람이 벤처간의 공동 대응으로만 그치지 않고 지역민의 공동체 의식과 지역 학계·국책 및 민간 연구소·국가 및 자치기관 등과의 공동 연대로 연결돼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의미있는 시작이 됐으면 한다.

지금은 스피드 경쟁시대다. 대기업들도 중소기업을 협력기업으로 격상해 기술 이전과 상호 기술을 보완하는 동반자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덕밸리내 벤처들도 상호 기술 교류를 활성화해 이를 위한 인적·기술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아시아의 중심, 세계의 중심이 되기 위한 대덕밸리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사랑과 정보는 베풀고 모일수록 커진다.

대덕밸리는 시민과 학계·기업·연구원 등 사회 각계 각층이 모여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과학기술의 메카, 벤처의 메카, 문화의 메카로 명성을 쌓아 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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