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 박중무 전자통신연(ETRI) 중소기업기술진흥본부장
IMF 경제위기 이후 국가경제 회복을 위해 갑자기 시작된 벤처기업 육성정책이 지속되는 등 출연연이 벤처기업 창업보육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대학과 출연연을 중심으로 벤처기업 보육을 위한 창업 인큐베이터가 활발히 설치, 운영돼 왔다.
대학은 넓은 산업분야에 걸쳐 다양한 업종을 지원하는 반면, 출연연은 해당 연구소의 전문분야나 동종분야 기업을 입주시켜 일정 기간 자립을 보육하고 지원하고 있다.
각 보육센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육지원 내용은 대체로 사무실 등의 시설제공과 통신인프라 제공 정도며, 창업보육의 역사가 짧아 외국에 비해 조직적으로 기업을 육성하는 데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 많았다.
출연연은 벤처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 우수한 인력과 국제경쟁력 있는 첨단 고급기술은 벤처기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속한 첨단정보의 확보와 다양한 개발환경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개발 및 구현에 있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 각 출연연은 분야마다 국내 기술을 대표하는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 연구소가 보육중이거나 협력관계에 있는 벤처기업의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간접적인 효과도 있다.
벤처기업은 창업 당시 보통 한두 가지 핵심기술을 갖고 시작한다. 따라서 보유한 기술이 다양하지 않으며 이 기술을 포함하는 시스템 기술을 구현·개발하려 할 때는 외부에서 많은 힘을 빌려야 한다.
그리고 숙련된 고급 인력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특히 많은 출연연이 위치한 지방(예컨대 대덕연구단지)에는 서울에서 공부한 우수한 인력을 벤처기업에 확보하는 데 애로를 겪고 있다.
또 벤처기업의 창업자는 주로 기술자 출신이라 경영, 회계, 법률, 특히 영업 등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고도 시장창출에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다.
투자유치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다.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을 인정하지 않으면 지방소재의 벤처기업은 자본을 조달하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출연연과 벤처기업은 상호간 이익이 되는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우선 출연연에서 훈련된 숙련된 연구원들이 벤처기업을 창업하도록 적극 유도함으로써 연구소 인력수급 및 배출에 자연스러운 순환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에 참여한 연구원이 직접 기술을 상품화해 개발 라이프사이클을 짧게 유도, 제품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출연연에서 개발됐으나 구현되지 못한 다양한 기술을 벤처기업에 이전, 상품화함으로써 기업에는 신속한 제품화로, 출연연에는 기술료 수입을 통한 연구 재투자가 가능해지도록 한다.
초기 벤처기업의 열악한 개발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출연연에 설치된 기술개발 및 시험환경을 개방해 연구소 보유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고 기업에도 도움을 준다.
대규모 시스템 개발과 같은 정부출연 프로젝트 등에서 첨단 고급기술은 출연연에서 개발하며, 그외 부수적으로 필요한 중급 기술은 벤처기업이 담당하도록 하는 역할분담을 통해 벤처기업의 자립을 도울 수 있다.
출연연에서 개최되는 첨단 신기술에 관한 교육이나 세미나 등에 벤처기업 기술자들이 참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벤처기술자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벤처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출연연을 포함한 정부기관에서 우선적으로 구매함으로써 기업의 생산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다. 보육 졸업 후에도 출연연 보육센터 내에 구축된 휴먼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지방 벤처밸리 활성화를 위해서는 벤처기업이 생존하기에 필요한 주변 여건, 즉 벤처 생태계가 성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술개발 위주의 지원협력뿐만 아니라 창업스쿨과 같이 기업의 경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을 개설, 지속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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