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따라잡아라.」
대전시가 대덕밸리를 벤처요람으로 본격 육성하기 위해 내놓은 캐치프레이즈다,
최근 들어 대덕밸리가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국 벤처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덕연구단지내 벤처기업은 인증업체와 준비중인 업체를 포함해 3월말 현재 350여개에 달한다. 특히 대덕밸리의 벤처기업은 대부분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첨단기술을 보유한 연구원 출신이 창업해 70여개의 국책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 1만6000여명에 달하는 연구원이 포진한 대덕연구단지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대덕밸리는 지난해 대덕연구단지관리법이 개정됨에 따라 연구성과를 실용화할 수 있는 벤처기업 입주의 길이 트임으로써 명실공히 산·학·연이 연계된 벤처산업의 산실로 인정받고 있다.
15개 기관에 462개실을 갖춘 대덕밸리내 창업보육실에서는 3월말 현재 ETRI 83개, 원자력연 12개, 한국전력 4개, 표준과학연 12개, 기계연 11개, 생명연 17개, KAIST 118개, 충남대 18개, 한남대 20개, 배재대 14개, 목원대 19개, 대전산업대 17개, 구 대전청사 28개, 대전소프트웨어지원센터 34개, 민간경영 10개 등 총 417개의 벤처업체가 성장단계에 있다.
매월 10여개의 벤처기업이 태어나는 추세고 벤처수가 97년 120개이던 것이 지난해 300개, 올해 400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500개, 2005년에는 2500개의 벤처가 생겨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덕밸리는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축으로 128만평의 과학산업단지와 제3, 4산업단지, 엑스포과학공원과 정부대전청사를 잇는 벤처벨트 조성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대덕밸리를 본격 육성키로 하고 대덕밸리 선포식을 갖는 한편 「벤처기업육성 촉진지구」 지정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창업보육실 벤처와 수도권지역에서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를 수용할 입지공간 마련 및 원활한 투자환경 조성, 육·해·공군 본부가 들어서 있는 신도안지역을 바탕으로 군수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아래 독자적인 마케팅 전략 마련 등 독특한 「벤처모델」 정립에 온힘을 쏟고 있다.
대전시는 특히 벤처기업의 입주기반시설을 마련하고 명실공히 산·학·연 협동화단지로 대덕밸리를 발전시키기 위해 과학산업단지를 포함하는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벤처기업육성 촉진지구로 지정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며 과학기술부와 중소기업청 등 중앙부처와 협의중에 있다.
또 대덕연구단지 일원을 소프트웨어 진흥구역으로 지정해 공동지원시설과 정보화촉진기금을 지원하는 등 입주업체에 혜택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지난 4월 과학기술부와 한국통신간 별도협약에 따라 대덕연구단지 전역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정보통신서비스 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대전시는 우선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창업보육센터(TBI) 10개소(300여실) 증축과 포스트TBI 확산에 주력하며, 현재 3개소인 벤처협동화단지의 조성을 확대할 예정이다.
북쪽지역으로는 129만평의 과학산업단지를 이용해 연구단지 연구결과물을 산업화하고 대기업인 한화와 100개 기업이 들어설 11만6000여평 규모의 벤처기업 전용단지 조성을 교섭중이다.
유성구 탑립동에 들어설 벤처기업 전용단지는 사업비만 500억원 규모에 평당 분양가가 40만원선으로 책정돼 있으며 한화측이 스톡옵션이나 지분참여의 새로운 투자방식으로 산업단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로써 벤처기업의 입지비용을 절감시키고 사업주체에는 투자에 대한 유망 벤처기업의 투자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벤처기업 전용단지로는 국내 처음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 시설이 들어서 대덕연구단지와 대전 3, 4산업단지 중심지로서 벤처육성의 촉발점이 되게 하려는 대전시의 포석이 담겨 있다.
또 신탄진의 제3, 4산업단지내 대덕구 신일동 일대에는 지난 98년 건립한 벤처타운 다산관과 오는 12월말 완공을 목표로 벤처타운 장영실관을 건립중이다.
벤처타운 다산관은 부지 1000평 규모에 연건평 767평 규모로 9개의 벤처업체가 입주해 있고 벤처타운 장영실관에는 부지 2000평에 연건평 2096평 규모의 벤처기업 25개가 들어선다.
벤처협동화단지에는 현재 5군데에 68개 업체가 들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지 1만8000평 규모의 한밭협동화단지에는 벤처 10곳을 포함해 44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대덕테크랜드와 한빛테크랜드에는 각각 부지 2890평, 3766평에 벤처 6개를 포함해 14개 업체, 중소협동화단지에는 부지 3000평 규모에 벤처 3개를 포함해 4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협동화단지내에 첨단기술 벤처를 대상으로 입주를 유도할 계획이며 대덕밸리내 미분양용지 및 유휴공한지에는 벤처기업협동화단지 조성을 장려할 방침이다.
무역전시관과 국제회의장을 운영하고 있는 엑스포과학공원내에는 과학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게임·애니메이션·영상분야로 벤처를 특화할 예정이다.
벤처기업 특화의 장으로 활용될 엑스포과학공원내 벤처타운 종합영상관에는 게임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분야의 벤처기업으로 입주를 한정하고 아케이드게임과 시물레이터 등을 엑스포과학공원 운영과 연계시킨다는 복안이다.
또 벤처영상특별구역을 지정해 오는 2001년까지 벤처영상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가상현실이나 게임, 3D그래픽 등 영상실무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제3, 4산업단지-과학산업단지-대덕연구단지-엑스포과학공원에 이어 한축으로 자리하는 곳은 정부대전청사의 기능이다. 중소기업청·특허청·조달청·시청·특허법원 등이 들어서 벤처에 대한 행정지원의 유리한 조건을 안고 있는 것.
정부대전청사의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입지여건도 대전시의 벤처육성을 적극 모색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또 대전시는 연구단지라는 특수성을 최대한 살릴 과학기술도시 육성을 위해 국제협력기구인 세계과학도시연합(WTA)을 결성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시민의 과학마인드 제고를 위해서는 엑스포과학공원 운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키로 하고 특히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유성구 도룡동 우성이산 정상에 대전시민 천문대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대전시는 미래과학에 필요한 전기·전자·무선 등 조립공작으로 학생 및 일반인들의 창의력과 탐구심을 키우기 위해 무선조종 모형자동차 경기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아래 KAIST 김종환 교수를 중심으로 로봇올림피아드를 매년 개최해 과학도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박상덕 경제과학국장은 『연구단지 특성을 살리면서 하이테크산업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벤처밸리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 대덕의 특성』이라면서 『자치단체는 벤처가 필요로 하는 벤처전용단지를 조성하는 등 기반시설 지원에 주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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