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골리앗과 다윗의 전쟁<중>

【본사 특약=iBiztoday.com】 소니가 불리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법정싸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자사의 대표적 상품인 플레이스테이션이 엄청난 보급률을 자랑하는 인기 최고의 비디오 게임기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 가을에 출시할 플레이스테이션2를 앞세워 비디오게임 시장을 지배하려는 속셈에서 블림과 커넥틱스에 강공책을 펼치고 있다는 게 대다수 업체들의 시각이다. 모방 업체들을 차단함과 동시에 플레이스테이션 하드웨어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양동작전이라는 것이다.

소니는 이달초 플레이스테이션2의 칩세트를 제3의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에 인가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은 TV 세트톱박스나 인터넷, 무선기기 등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된다.

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의 접근 범위를 넓히려 하면서도 자신이 정하는 조건에 따라 접근 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입장』이라며 『솔직히 말해 소니는 시장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려는 속셈』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니(http://www.sony.com)가 실리콘밸리의 신생회사 커넥틱스(http://www.connectix.com)와 할리우드의 블림(http://www.bleem.com)을 잇달아 법정에 세운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커넥틱스와 블림 등 양사는 『우리 제품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의 원판을 필요로 한다』면서 결백을 주장한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지적재산권 전문가들은 일단 PC에 CD를 로딩하기만 하면 플레이스테이션 CD를 베끼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다고 말한다. 이는 한마디로 곧바로 싸구려 복제품을 만들어 원래의 제조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얘기다.

소니가 자사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연계시킨 게임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른바 달러박스인 소트프웨어의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서다.

소니에는 자사의 게임 저작권도 보호하고 집행할 권리가 분명 있다. 한 실리콘밸리의 지적재산권 담당 변호사는 『자사가 개발한 게임이 원래 의도했던 바와 달리 다른 회사의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것을 막으려하는 것도 저작권 보호조치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허폴 세이머 블림 사장과 로이 맥도널 커넥틱스 사장은 이처럼 해적행위를 했다는 소니의 비난을 일축하면서 『우리의 제품이 오히려 소니의 판매고를 높여주고 있다』고 맞받아 쳤다.

이들의 대응 논리는 간단하다. 만일 PC를 가진 사람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좋아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가 없이 게임 소프트웨어만 사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어 게임소프트웨어만을 구입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PC용 에뮬레이터를 게임과 함께 구입하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값싸게 소니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 판매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커넥틱스의 에뮬레이터 버추얼 게임스테이션의 가격은 50달러, 블림은 30달러인 반면 플레이스테이션은 99달러다.

맥도널 사장은 『우리의 에뮬레이터 덕분에 소니는 더 많은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비디오게임 산업의 경우 이윤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오지 하드웨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며 『우리의 에뮬레이터는 소니를 위해 새로운 값싼 게임기를 만들어준 셈』이라고 강변했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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