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인터넷폰 시스템 입찰에서 한 컴퓨터통신통합(CTI) 업체가 단돈 1원에 응찰, 낙찰된 사실이 밝혀져 업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 5개 CTI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서울시청 민원서비스용 웹투폰 입찰에서 유너스테크놀러지가 1원에 응찰해 최종 낙찰됐다.
최저가격 입찰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입찰에는 한솔텔레컴과 에스엘전자 컨소시엄, 한국코아, 폴리픽스, 코스모브리지, 유너스테크놀러지 등 5개사가 참여했다. 입찰에서 유너스테크놀러지를 제외한 회사들은 금액의 차이는 있으나 1100만원에서 2000만원 수준을 적어낸 데 비해 유너스테크놀러지는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1원을 적어냈다.
유너스테크놀러지 관계자는 『지난 5월 서울시 전산관리소에 인터넷폰 솔루션을 공급한 당사가 서울시청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서울시 관청에 대한 시장선점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파격가 응찰을 결심했다』며 『응찰가로 800만∼1000만원을 제시하는 방안도 고려해봤으나 그 역시 원가이하라는 점에서 1원을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CTI 업계 사상 초유의 일인 데다 그 동안 대형 프로젝트마다 저가경쟁을 벌여온 CTI 업계에서 과당경쟁을 지양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업계의 충격은 대단하다.
과거 사례의 경우 통신사업자가 실시한 1차 프로젝트에서 저가로 낙찰받아 시장을 선점한 후 후속 프로젝트에서 제값을 챙겨오던 관행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이번처럼 후속 프로젝트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청 웹투폰 프로젝트에서 1원에 낙찰받은 것은 시장질서를 깨는 최악의 사례로 관련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총 30채널 규모인 이번 서울시청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채널당 판매가격이 100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예가는 3000만원 수준이며 마진을 고려하지 않은 원가만을 계산해도 낙찰가가 최소한 1500만원 이상에서 결정됐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욱이 이번 서울시청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실시한 인터넷폰 프로젝트고 추후에 성남시청을 비롯해 전국 시도군청 등에서 통신비용 절감 및 민원 서비스 향상을 위해 인터넷폰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어서 또 다른 CTI 업체가 시장선점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이 같은 사례를 재연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격응찰과 동시에 응찰자들 앞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응찰한 업체명과 응찰가격을 공개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입찰을 주관한 서울시청 회계과 공무원이 1원이라는 응찰가격을 믿지 못해 유너스테크놀러지 측 응찰자에게 「입찰을 포기하는 거냐」라고 되묻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일단 서울시청 측은 이번 입찰 내용을 조달청과 상의한 결과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보고 재입찰 과정 없이 유너스테크놀러지와 계획된 일정대로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CTI 업체 한 관계자는 『최저가 입찰방식이라지만 시장원리나 질서를 무시된 이번 사례가 동종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크다』면서 『국내 인터넷폰 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대형 수요처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1원짜리 낙찰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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